2004.10.11.

음악도시

그 남자...♂

뭐하냐...? 뭐해?
혼자 일찍 집에 가니까 좋냐? 좋아? 허~
얼씨구~ 주무셨어요? 어이구~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그래 뭐 잠도 자고 나혼자 냅두고 집에 가니까 되게 좋았겠구나~? 치~
너... 잘 들어~ 있잖아... 내가 오늘... 술값 쫘악~ 쐈다~
너 화났지? 화났잖아~ 하하... 화났을 거야...
빨리 말해봐~ 너 맨날 나한테 그 화난 거 그거 있잖아~
'그걸 왜 니가 내? 미쳤어? 너 미쳤어?' 그거 빨리 해봐! 어?
야~ 어 참... 너 왜 화 안내?
내가 너 화내라고 일부러 술값 내가 쭉 다 냈는데...
야, 너 그거 알어? 내가 오늘 술값 왜 냈게...
내가 너 만나고 나서는 내 친구들한테 술 한 잔을 못 샀어... 한 잔을...
니가 하도 뭐라 그러니까 그래서 오늘 낸 거지...
왜? 니가 없으니까...
너 화났지? 화났구나... 하하하하하하하...
너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야? 그런 거야~?
뭐? 차? 차 어떻게 했냐고? 차 내가 끌고 왔다, 왜...
허~ 그럼 진짜지... 내가 음! 밧줄로 이렇게 묶어갖고 이리로 질질 끌고 왔다, 왜?
너 그거 알지, 차력사... 흐아아~
치~ 야, 넌 걱정되면 같이 있지~ 야, 친구들이 좀 기분 나쁘게 했다고 그냥 또 가버리냐 집에...?
그래 니가 머리 아프다고 그러고 갔어... 야~ 그럼 다 그렇게 믿냐? 바보냐, 내 친구들은?
아~ 짜증나, 진짜 너...
하여간 내가 오늘 나 술값 다 쐈어요... 참~
아 나 지금 졸린데 그럼 잔다 나는 이제... 너 내일 통화하고... 너 똑바로 해라~ !@#$%
난 간다...

그 여자...♀

자기 말이나 똑바로 하지 나보고 뭘 똑바로 하라고!
술을 얼마나 마신 거야 지금...
아휴~ 그래요... 이렇게 따로따로 화내봤자 서로 손해에요~
화나도 아주 꾹 참고 있다가 친구들 다 보낸 뒤에 제대로 화를 냈어야 됐는데...
하~ 하지만 너무 속상해서 앉아 있을 수가 없었어요...
아니, 도대체 왜 그래요?
둘이 있을 때는 '공주님, 아가야~' 예쁜 짓도 잘도 하면서
왜 남들 앞에만 가면 나보고 '돼지야, 바보야~' 그러냐고...
남자친구가 내 자랑이라고 한 말이 뭔지 아세요?
'우리 돼지는 돼지고기도 잘 먹는다~'
'우리 바보는 맨날 우산 잃어버린다~'
아니 그게 내 자랑이에요?
친구들이 웃는 게 그게 우스워서 웃는 거냐구요~~~?
하~ 다들 민망해 하는데 자기만 혼자만 으흐흐흐~
정말 바보가 따로 없었어요...
그래 놓고선 지금 자기가 뭘 잘못한지도 모르죠~
정말 내가 조금만 덜 좋아했으면 확! 하~~~
어쨌든... 다음부터는 먼저 집에 오지는 말아야겠어요...
이래저래 손해잖아요~ 서로 속도 상하고~~~
아니, 그리고 술값은 왜 또 지가 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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