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13.

음악도시


그 남자...♂

야~ 날씨 좋다~
자기야~ 우리 여기서 저기까지 한번 달리기 내기해볼까?
왜긴~ 그냥 기분도 좋고, 날씨도 좋고... 싫어? 싫어?
왜~~~? 뭐? 피곤해?
뭐야~ 나랑 같이 있는 게 피곤하다는 거야? 그런 거야~?
뭐? 그럼 그냥 뛰자고? 외로워도 슬퍼도 캔디처럼 막 웃으면서 파란 하늘 향해서 달리겠다고?
뭐야~ 너 지금 제정신이 아닌 거야? 그런 거야~?
아니~~~ 외롭고 슬프면 울어야지~ 왜 웃으면서 달린다는 거야~ 웃기잖아...
알았어, 알았어, 이제 그만 할게~ 알았어~ 그럼 됐지?
그럼 된거야? 그런 거야~?
아, 알았어, 알았어~ 장난 안 칠게~ 이제 안 할게, 진짜 안 할게~
자기야~ 그럼 우리 달리진 말고 손 잡고 저만큼 걸어볼까? 자, 손! 옳지~
야, 이렇게 손 잡고 걸어가니까 좋다... 그치? 어때? 나랑 손 잡으니까?
뭐? 따뜻해?
뭐야~ 이젠 가슴도 안 떨린다는 거야? 그런 거야~?
그지? 떨리지, 가슴 떨리지~~~ 뭐, 심지어 두근두근하기까지?
뭐야~ 너 지금 이상한 생각하는 거야? 그런 거야~?
야, 나는 손만 잡았는데 뭘 기대하는 거야~ 그런 거야~?

그 여자...♀

야~! 너 그만 하라 그랬지! 짜증날라 그러잖아~
가뜩이나 피곤해 죽겠는데... 아니, 지금 나보고...
피곤해 죽으라는 거야? 그런 거야~?
야, 너 왜 안 웃어~ 내가 지금 웃겼잖아~ 그럼 니가 웃어줘야지~
뭐야~ 이젠 내가 하는 게 웃기지도 않다는 거야? 그런 거야~?
뭐? 웃기다고?
내가 우습다는 거야? 그런 거야~?
알았어~~~ 그만 할 거야~~~
니가 하도 하니까 나도 한번 해본거다, 뭐...
것봐~ 너도 내가 계속 하니까 듣기 싫지, 그지?
뭐? 싫다고? 언젠 내가 뭔 말을 해도 다 노래처럼 들린다더니... 이젠...
내 목소리 듣기도 싫다는 거야? 그런 거야~?
알았어~~~ 이제 진짜 그만 하자~
아우~ 근데 오늘은 진짜 너무너무 피곤했어...
나 지금 꼭 너구리 같지 않어? 여기 봐봐봐봐~ 여기 눈밑 꺼매진 거... 이거 마스카라 번진 거 아니다? 진짜 피곤해서 생긴 거다?
으잉~ 광고에서 사랑받고 싶으면 눈밑을 환하게 하래는데...
하~ 난 이제 눈밑이 칙칙해서 사랑도 못 받을 거야... 훌쩍~
오~ 정말? 나 다크서클 생겨도 예뻐? 뭐? 오늘 더 예뻐?
뭐야~ 그럼 어젠 덜 예뻤다는 거야? 그런 거야~?
으히~ 야, 이게, 이게 근데 이게 재밌긴 재밌다~
알았어, 알았어~ 이제 안 할게~
이제 우리 '그런 거야~?' 한번 할 때마다 핸드폰 안테나로 이마 한대씩 맞기!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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