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또 이만 물러갑니다. 우리가 잔치를 망쳤죠
한잔만 하고 가지 바쁜 일 없잖아
한그릇만 먹고 가지 급한 일 없잖아
그럴 분위기가 아니네
선비들 말해 주겠나 그대들이 향교에 가지 않는 이유
우리 모두 같은 이유
길에 오가는 사람들 시끄럽고
모두 과거 준비로 바쁘죠
잘난 양반들의 사랑방
하지만 책이 많은 건 부럽죠.
그러나 책을 보는 사람은 없죠.
그래서 그대들은 공부를 그쳤나?
여기저기 떠돌며 공부하죠. 죽계천이 바로 우리의 학교.
잘생긴 바위들 담장되고.
큰 나무들 지붕이 되고.
그러나 선비들, 비 오는 날에는?
한 칸 나무 그늘, 발을 모으고 옛사람의 말들을 떠올립니다.
사나운 비바람 몰아 칠 때는?
홀딱 젖는 수밖에요.
자, 그대들의 학교. 나에게 보여주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