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비가 퍼부었다
자동차 물에 잠겼다 깨끗이
사실 우린 너무 다퉜다
핏대 세워 잔인하게
죽이고 싶었던 그 시절의 그 사람
희미해 진다 서서히
뭐가 옳고 그른지가
사실 간단치가 않다
여기저기 물이 샌다
우리는 물에 잠겼다 깔끔히
오후 늦게 정전이 되었다
보고 싶다 좀 더 선명하게
죽고만 싶었던 지옥 같던 그 시절
생각해 보면 뭐 괜찮다
평범하고 굳센 말 마음을 열자
비 온다 가을비 뜨겁다 두 뺨이
문을 연다 열린다
잠긴다 기다린다 답답해진다
전화다 받는다 반갑다 나간다
비를 맞고 달린다
신난다 통쾌하다 후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