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sitting back in the back seat
광화문 앞을 지나
어느덧 종로를 벗어나는 택시
군시절 그리 동경했던
광경과 하나가 된 채
나도 모르게 이 도시에 대해
생각하게 됐지
그토록 화려하게만
보이던 네온사인도
내려와보니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나를 에워쌌고
나를 포함한 모두가
똑같이 홀린 사람처럼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간판 사이에 남겨졌어
아침이 오면 잿더미 같은
회색이 되겠지
거리거리를 가득 채우던
빛이 사라진 뒤엔
그 전까지는
박제라기보다도 조각상에
가깝게 굳어져버린
풍경 속을 걸어가야해
이 모든 게 전시되어 있는 듯해
가끔은 이 거대한
박물관이 살아있다 느껴
네온 조각상 네온 조각상
우린 우리가 사랑하는
이 도시 모습과 똑같아
이 조각상 차가운 불빛들이
얼어붙어있는 도시
별빛을 옮겨놓은 듯이
말 없고 무심한 도시
이 조각상 화려한 파편들이
널부러져있는 도시
반짝이는 모든 것이
거짓된 것인 도시
이 조각상 차가운 불빛들이
얼어붙어있는 도시
별빛을 옮겨놓은 듯이
말 없고 무심한 도시
이 조각상 화려한 파편들이
널부러져있는 도시
반짝이는 모든 것이
거짓된 것인 도시
As I get back to my crib
with a bottle of liqour
창문 바깥 발 아래로
분주히 움직이는 불빛들
모두 이순신이 아니고
세종대왕은 더욱이 아냐
작은 두 발은 한 자리에 머물지 않아
허나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위를 향하는 걸음들은
아무리 내딛어도 다시
두 발을 지면으로 떨어뜨릴 거야
굽이굽이 소용돌이쳐봤자
잃어버린 무질서
어디로 가게 될 것인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그래서 우리는
모두 정물화 혹은 조각상
사나운 불빛으로 포장해도
전혀 빛나지 않아
누군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 채로
살아가는가 하면
누군가는 그냥 방관을
자기 좌우명으로 삼아
어린 애같아 내게
해로운 도시에 대한 애정은
풍화된 얼굴들 모두
어딘가 조금 깨져있어
네온 조각상 네온 조각상
그래 난 내가 사랑하는
도시 모습과 똑같아
하나하나 조각상 마냥
굳어버린 불빛을
쳐다봐도 나도 하나
달라보일 것 없는데
우린 뭔가를 알고 있다는 듯
혹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듯해
그래서 또 하나하나 조각상
마냥 굳어버린 불빛들
조각상 마냥 굳어버린 불빛들
이 조각상 이 불빛들
이 조각상
이 조각상 차가운 불빛들이
얼어붙어있는 도시
별빛을 옮겨놓은 듯이
말 없고 무심한 도시
이 조각상 화려한 파편들이
널부러져있는 도시
반짝이는 모든 것이
거짓된 것인 도시
이 조각상 차가운 불빛들이
얼어붙어있는 도시
별빛을 옮겨놓은 듯이
말 없고 무심한 도시
이 조각상 화려한 파편들이
널부러져있는 도시
반짝이는 모든 것이
거짓된 것인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