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라도 쉽게 상상할 순 없겠지
내게 다가와서 몰래 말을 걸어 볼래
조금만 건드려도 폭발할 듯 말 할께
이 세상 모든 것이 바싹 부서진다 해도
내일은 떠오르지 않을 해가와도
어느 누구라도 쉽게 얘기할 순 없겠지
내게 다가와서 몰래 말을 들어 볼래
조금만 건드려도 폭발할 듯 조심해
이 세상 모든 것이 바싹 부서질지 몰라
내일을 꿈꾸기엔 지쳐버린 팔레스타인
까칠한 모래알들 마냥 휩쓸리는 날들
숨 막힐 듯 붙어있는 수만호의 회색 집들
그 사이로 아무것도 할 게 없는 아이들은
무료한 시간으로 똘똘 뭉쳐있는 돌멩이를 던져
저기 저 이스라엘 군인들을 향해 있는 힘껏
뱃속 가득 꿈틀대고 있는 두려움들을
이겨내기 위해서 심장은 뛰어야 해
삶이란 참 헐리웃의 아름다운 영화처럼
보잘 것 없는 나를 주인공을 삼아 주네
증오의 돌팔매를 급히 찍어 담는 카메라들
안으로 박혀버린 이곳은 어디일까
현실 또는 영화, 때로는 그걸 구분하기도 힘들지
그럼 어때, 그런 게 다 어때
쫓기며 달리고 다시 내 달리고
그런데, 솔직히 말 할께
참을 수 없는 건 단지 이스라엘 뿐 만이 아니야
돌팔매질 하는 것도 이젠 신물이 나
내 이름을 대신해 버린 4백만 민족의 이름
불도저에 뭉개져 버린 건물 더미 마냥,
난 대체 어디에 있지
나의 이름 ‘나임’, 어느 순간부터
나의 이름을 장벽 너머로 불러오던 소녀
웃기게도 그녀는 나와는 정반대편
예루살렘 땅에서 편지를 보내왔지
어쩌면 이건 미친 짓 아님 미련한 짓
알면서도 까칠하게 편지를 보내 보고
사랑에 빠진 듯 나의 모습을 돌아보고
메일에 내 마음을 잔뜩 담아보고
아니, 난 함정에 빠져있는 것만 같아
모든 게 두려워 사실을 쓰기도 힘겨워
그 즉시 의심에 의심을 사고 있을지도
누군가 나를 감시하며 뒤를 쫓을지도
믿기지 않지 스무 살 아랍의 소년과
그 아이를 걱정하는 유대인 소녀가
분노와 희망과 절망을 함께 그리네
"네가 무사한지 대답해줘" 간절히
어느 누구라도 쉽게 상상할 순 없겠지
내게 다가와서 몰래 말을 걸어 볼래
증오의 대양 위로 희망들을 말 할께
이 세상 모든 것이 바싹 부서진다 해도
내일은 떠오르지 않을 해가와도
어느 누구라도 쉽게 얘기할 순 없겠지
내게 다가와서 몰래 말을 들어 볼래
그래, 당신은 약속 했어 올리브의 평화로
이 세상 모든 것이 바싹 부서진다 해도
내일을 꿈꾸기엔 늦지 않을 거야, 팔레스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