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죽고 살기는 내 재주에 매었응께 내 몸에다 쉬나 담뿍 쓸어주고 날라가란 말이요” 그 때에 쉬파리 떼가 그럼 그래라 허고 토끼 몸에다 그냥 쉬를 머리끝서부터 발끝까지 그냥 빈틈없이 담뿍 쓸어주고 날아가니 그 때여 토끼란 놈은 쉬 한 짐 짊어지고 죽은 듯이 업졌을제 초동목수 아이들이 지게 갈퀴 짊어지고 뫼너리를 부르며 올라가는데
중모리
어이 가리너 어이 가리너 어이 가리너 너와 넘차 사람이 세상에 삼겨날 제 별로 후박이 없건마는 우리네 팔자는 무슨 년의 팔자로서 날만 새며는 지게 갈쾨를 짊어지고 심심산곡을 다니는가 여 보아라 동지들아 너는 저 골을 베고 나는 이 골을 베어 부러진 잡목 떨어진 낙엽을 긁고 베고 엉둥거리여 위부모처자를 극진공대를 허여보세. 어이 가리 너와 넘차
아니리
이리고 오라 가다가 본께 토끼가 걸렸것다 “앗다 야들아 토끼 걸렸다 거 불피워라 바싹 구어 먹고 가자” 한 놈이 달려들어서 토끼 쑥 뽑아 들고 보니 쉬가 쓸렸것다 “하하, 이놈 걸린 지 오래 됐는지 쉬를 담뿍 쓸어 놓았다” “그러면 냄새를 맡아봐서 썩었으면 내다 버려라” 이 놈이 냄새를 맡되 여기 대갈박쯤 맡았으면 잘 구어 먹고 갈 것인데 하필이면 밑구멍에다 맡아놓은 것이 꾀 많은 토끼가 수궁에서 참고 나온 도토리 방구를 쉬르르르 뀌어노았더니 구렁이 썩는 냄새가 나것다 아따 애들아 이거 구렁이 썩는 냄새가 난다 휘익 집어 던져 놓으니 저 건너가서 오뚝 서서 “헤헤헤헤헤헤 시러배 아들놈들 내가 너희보다 더한 수궁 용왕도 속이고 나왔는데 니 까짓 놈들한테 잡일성 싶으냐 이 놈이 또 한 번 살아났다고 신명내어서 한 번 놀아보는데
중중모리
관대장자 한고조 국량 많기가 날만하며, 운주결승 장자방이 의사 많기가 날만하며, 신출귀몰 제갈량이 조화 많기 날만이며, 옛 듣던 청산두견 자주 운다 각 새 소리 타향의 수궁 갔던 벗님 고국산천이 반가와라 고산광야 너른 천지
금잔디 좌르르르르 깔린 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깡짱 뀌어 노닐며 얼시구나 절시구 지화자 좋네 고국산천이 반가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