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어디요? 나는 지금 너무 힘들고, 배가 많이 고파요. 날 좀 풀어줘요.”
하지만 작은 사람은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았어.
“하아, 배가 고프다고요.”
걸리버가 입맛을 다시며 배고픈 표정을 짓자 작은 사람들이 음식을 날라 왔어.
“고마워요. 이런, 내 입까지 사다리를 타고 오르다니. 아무튼 음식을 주니 정말 고마워요.”
작은 사람들은 음식을 밧줄에 달아 올리기도 하고 사다리를 걸리버 몸에 걸치고 올라와 걸리버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었어. 하지만 걸리버를 풀어주지는 않았지. 걸리버는 엄청나게 컸거든.
얼마 뒤, 걸리버는 큰 수레에 실려 궁전으로 옮겨졌어.
“집들이 마치 장난감처럼 작고 귀엽네.”
걸리버는 작은 사람들이 아주 귀여웠어. 작은 사람들은 수레에 실린 걸리버를 구경하려고 몰려나왔어.
“세상에나, 저렇게 큰 사람이 다 있다니!”
“어휴, 저 큰 발 좀 봐요. 저 발에 밟히면…….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작은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지.
그날부터 걸리버는 작은 사람들의 나라에서 살게 되었어. 작은 사람들은 아주 친절했어.
걸리버는 궁전 가까이에 있는 정원에서 살게 되었어. 걸리버가 들어갈 만한 집이 없었거든. 걸리버가 식사를 할 때는 아주 난리가 났어.
“벌써 식사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어서 준비해!”
“오늘은 요리사가 삼백 명이나 함께 만들고 있다고요.”
“삼백 명이 같이 해도 저 사람은 한 번에 먹어치워서, 매번 음식 할 때마다 너무 바쁘다구요!”
“그만 떠들고, 어서 준비하게나!”
걸리버가 잠을 잘 때 덮는 이불도 겨우 마련했지.
“육백 개나 되는 작은 침대를 붙였대.”
“육백 개?”
“응. 이불은 또 어떻고. 이불은 천 개나 필요했다던데?”
“으악! 천 개나?”
그런데 걸리버가 제일 걱정되는 것은 바로 화장실 문제였어.
“아이고, 똥이 나올 것 같아! 더 이상 못 참겠어!”
걸리버는 똥이 몹시 마려웠지만 참고 또 참았어. 그러다 결국 작은 사람들의 나라에서 가장 큰 건물 뒤로 가 볼일을 보고야 말았단다.
“아이고 배야!”
“휴우, 내가 숨어서 본다고 해도 다 날 보고 있구나. 아, 창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