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인왕

진말페

1.
거울에 비춰진 눈빛 그 피로에 아주 감겨진 모습 그래 간단히
사람들은 모두 내가 망가졌대. 웃기지 않는 농담조차 많아졌대
어머니 말씀은 내 모습에 참했던 구석이 이제는 사라졌다고 하루세번씩 -
엄마 미안해. 오랫만에 만난 옛 여자친구는 친근함이라고 찾을 수 없는
목소리로 어디가 어색했는지 참을 수 없게
안녕도 아니고 안녕하세요라고 하는데.
반했던 옛 모습은 내게 반에반 혹은 그반도 이제 없는듯이
난당연한듯이 모든 무시를 받아 들여무의식중에 거울을 피하고 마는 겁장이가 되었지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나는 많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지
만약 아침 7시에 일어만난다면 하루 16시간을 쓸 수 있겠고
지금의 두배의 일들을 할 수 있을텐데,
하지만 당장은 좀 귀찮아.

2.
거울에 비쳐진 눈빛 피로에 감겨진 모습에 갈증에 윗입술은 다 터버린
그늘에 가려진 이미 차가워진 야위어가는 얼굴에 언젠부턴 가끔씩 드리워진
의미도 없이 짓는 못내 가녀린 웃음에 내 지친 피곤을 애써 달래보곤해.
익숙해진 일상에 감춰진 불안과 초조함은 이럴때마다 한번씩
약한 내 가슴을 약간씩 다시 더 조여들어 아무것도 하기 싫은 게으른 상태로 만들어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이 부담이 가벼워질거라 믿고 난 다시 거울 앞에서 웃지

3.
시작할땐 쉬운 일부터 :
첫째, 학교 만큼은 빠지지 말아야지.
미숙한 농담에 익숙한 말라빠진 교수앞에 예의상
자지러지더라도 학생스러운 성적은 한번쯤 받아야지.
둘째, 술취한 다음날 숫기없는 제자에게 숙제나 풀라고 하며
과외를 빙자한 사기는 치지 않겠다고 다짐해..
셋째, 다음주부터 난 멋지게 살겠지만, 당장은 좀 귀찮아.

4.
깜빡해버린 녹음 일정이 가까워진 이 시점에 난 열평 남짓한 지하방 구석에서
내 가사가 적힌 쓰다 버린 종이 쪽지들을 움켜쥔채 또 그로기 상태로 빠져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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