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울산바위 이야기를 들어보았나요?
옛날 옛날, 어느 산신령님이 한반도에 구경을 왔대요.
그러다 강원도 한 자락이 마음에 쏙 들었지요.
“참으로 맑고 풍족한 땅이구나. 이곳에 근사한 산을 올려야겠다.”
산신령은 멋진 바위와 기름진 흙만 골라 산을 빚기 시작했어요.
이 이야기는 바위들 사이에서 금세 퍼져나갔어요.
모두들 새로운 산에 대한 이야기뿐이었지요.
“이야! 나도 좋은 산에 살아보자.”
“나같이 멋진 바위가 없음 되겠남? 엣헴.”
전국의 바위들은 앞다퉈 산신령님 앞으로 굴러갔어요.
굴렁굴렁
굴렁굴렁
울산 앞바다에 살던 울산바위도 소문을 듣고 산신령께 가고자 했어요.
“나 정도면 한자리 차지하고도 남지! 가장 중앙에 서고 말 테야.”
머나먼 길이었지만 바위는 해안가를 따라 열심히 굴러갔어요.
굴렁굴렁
굴렁굴렁
울산바위는 꼬박 30일을 굴러 어느 호숫가에 다다랐지요.
“얼마나 왔을까? 저기 갈매기씨, 산신령이 계신 강원도까진 멀었나요?”
“거의 다 왔어요. 하루만 더 가면 될걸요.”
“와! 다행이다. 그럼, 조금만 쉴까? 하암-.”
울산바위는 선선한 그늘에서 잠시 눈을 붙였어요.
“으음… 어라! 벌써 밤이잖아?”
그런데 글쎄 너무 피곤했던 나머지 깜빡 늦잠을 자버렸지 뭐예요?
울산바위는 헐레벌떡 다시 굴러갔어요.
굴렁굴렁
굴렁굴렁
다음 날 아침, 드디어 산신령님 앞에 도착했어요.
하지만 이미 일만 이천 봉이 모두 완성되었고
‘금강산’이라는 멋진 이름까지 붙어있었지요.
울산바위는 산신령님께 울고불고 빌었어요.
“산신령님, 저기 멀리 울산에서 31일을 굴러왔습니다. 제발 저를 받아주세요!”
“흐음… 금강산에는 이제 자리가 없는데…”
산신령님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였지요.
곰곰이 생각하던 산신령님은 엉엉 우는 울산바위를 어딘가로 데려갔어요.
“옳지! 따라오거라.”
“네.”
산신령님을 따라 도착한 곳은 설악산 줄기였어요.
“여기가 딱 어울리는구나! 울산바위야.
그만 뚝 그치고 이곳 설악산의 울타리가 되어주거라.”
그렇게 울산바위는 설악산 북쪽 자락에 자리 잡게 되었지요.
설악산도 마음에 들었지만, 금강산이 아니어서 여전히 서운했어요.
“금강산 정말 멋있었지….”
금강산을 생각하면 서러워 엉엉 울었지요.
그러던 어느 새벽녘,
길을 가던 나그네들이 울산바위를 보더니 걸음을 멈추고 감탄했어요.
“와… 이보게 이 바위 정말 멋지지 않은가?
구름이 감기니 마치 구름 꽃이 핀 것 같네.”
“그러게나 말일세, 크기도 어마어마하구먼.”
“살면서 본 풍경 중에 단연 최고일세!”
동료 나그네들도 거들었지요.
울산바위는 나그네들의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어요.
‘내가 최고라고?’
그날 이후로 울산바위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모두 멋진 풍경을 구경하며 행복해했어요.
“이야. 정말 멋있다.”
“황홀할 정도군요.”
울산바위도 칭찬을 잔뜩 들어서 행복했답니다.
“그렇지~ 설악산에서 내가 최고지 히히!”
어찌나 신이 났는지 들썩들썩 으스대다가 봉우리가 여섯 개나 솟아올랐지요.
아직도 울산바위 앞에서 자태를 칭찬하면 들썩이는 소리가 들린다나 뭐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