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쩌면 좋지? 아침이 되면 분명히 존시가 커튼을 걷어 달라고 할 텐데.”
수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잠든 존시를 바라보았어.
“수, 커튼을 걷어 줘.”
존시의 가냘픈 목소리에 수는 잠에서 깼어.
“수, 커튼을 걷어 줘. 담쟁이덩굴을 보고 싶어.”
“존시, 조금 더 자.”
“아니야. 수. 담쟁이덩굴 잎이 얼마나 남았나 보고 싶어.”
“알았어.”
수는 떨리는 마음으로 창가로 갔어.
“이제 하나밖에 남지 않았어. 오늘 밤이 지나면 마지막 잎새도 떨어지겠지?”
존시는 아무 희망이 없다는 듯이 창밖의 마지막 잎새를 바라보았어.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저까짓 잎새 하나에 네 목숨을 거니? 존시, 제발 희망을 가져. 넌 죽지 않아!”
수는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꾹 참고 방을 나왔어.
그날 밤 엄청난 비바람이 불었어. 어느 때보다 창문이 심하게 덜컹거렸지. 수는 존시의 침대 맡에서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하게 기도했어.
“하느님, 제발 마지막 잎새를 지켜 주세요. 마지막 잎새는 존시의 하나뿐인 희망이에요. 제발.”
밤새 무섭게 내리치던 비바람이 잠잠해지고 고요한 아침이 되었어.
“수, 커튼 좀 걷어줘…….”
수는 천천히 말없이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걷었어.
“어머, 존시! 저것 봐!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지 않았어!”
그러자 존시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왔어. 존시는 힘이 나는 듯 들뜬 표정으로 말했어.
“저렇게 작은 잎새도 무서운 비바람을 이겨 내고 꿋꿋이 살아남았어. 그런데 난…. 난 정말 어리석었던 것 같아! 지금부터라도 많이 먹으면서 힘을 내야겠어!”
“그럼, 당연히 그래야지! 수프를 끓여올게. 넌 곧 병을 이길 수 있을 거야. 아 참, 의사 선생님도 불러야겠어.”
수는 존시의 말을 듣고 무척 기뻤어. 수는 정성스럽게 수프를 끓여 존시에게 먹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