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벌이 두렵거든
감히 날 잡아먹지 못할 것이다
추악한 짐승이여
오로지 나만이 그댈 구원해주리
작은 여우가 범에게 목줄을 채워도
범은 날 선 발톱을 숨기며 따라온다
포식자에게 등을 맡긴 욕심 많은 피식자가
마침내 빼앗는 자가 되어
붉은 발자국을 남기며 행차한다
여우님 여우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어째서 이토록
맛있어 보이나요?
붉게 물든 체향이
비릿하게 퍼지는 순간을
어째서 이토록
맛보고 싶을까요?
그건 네가 아직
추악한 짐승이기에
목줄을 찬다면
구원 받을 수 있으리라
여우님 여우님
추악한 나를 구원하소서
배고파지기 전에
배고파지기 전에
배고파지기 전에
배고파지기 전에
배고파지기 전에
배고파지기 전에
배고파지기 전에
작은 여우가 범의 목줄을 쥐어도
범은 발톱을 드러내며 덮쳐온다
재앙에게 덜미를 붙잡힌 거짓말쟁이가
끝내 잔악무도한 폭군이 되어
붉은 잔해들을 밟으며 도망간다
여우님 여우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어째서 이토록
맛있어 보이나요
붉게 물든 비명이
감미롭게 퍼지는 순간을
어째서 이토록
맛보고 싶을까요
그건 네가 끝내
추악한 짐승이기에
목줄을 채워도
구제할 길이 없으니까
아아 여우님 여우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배고파"
한 입만 먹어도 되겠습니까?
천벌이 두렵지 않느냐?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딱 한입만 먹어도 되겠습니까?
구원 받고 싶지 않느냐?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나도 내어드렸으니
이젠 네 차례야
여우님 여우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어째서 이토록
맛이 좋으십니까
붉게 물든 눈물이
혀 끝에서 번지는 순간을
계속 계속 계속
맛보고 싶어요;)
그야 내가 아직
추악한 짐승이기에
목줄을 쥔 네가
나를 구원해야 해!
여우님 여우님
배고픈 나를 구원하소서
"제발 날 놓아줘."
다 먹어버리기 전에
다 먹혀버리기 전에
다 먹어버리기 전에
다 먹혀버리기 전에
다 먹어버리기 전에
다 먹혀버리기 전에
다 먹어버리기 전에
다 먹혀버리기 전에 아아...
다 먹어버리기 전에
다 먹어버리기 전에
"어? 다 먹어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