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동 돼지껍데기 집

박제광

합정동 돼지껍데기집
삼겹살 오겹살 살코기보다
맛난 껍데기 구이집

노릇노릇 잘 익은
껍질위에 젖꼭질 본다

돼지는 죽어서도 젖을
젖을 물리는구나

제 젖꼭지 아프게 씹어
대는 줄도 모르고
젖을 물리는구나

하루 종일 상사 욕하다
상사가 나타나면 헤헤헤헤헤

눈웃음 짓는 하루하루
내 속다 내어주고 비루하게

발가벗긴 빈껍데기가
되어 찾아가는 집

불판위에 양념발라 올려놓고
숯불 연기 속에 아~ 뜨거

몸을 뒤집으면 쫄깃쫄깃쫄깃 해진
이 비애의 맛

꿀꿀꿀 돼지새끼들이
물고 늘어졌을 젖꼭지

불에 그을린 흔적을
내가 베어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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