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에, 에, 에헤~~취!”
“헤헤헤헤~헤엣취~~!”
어휴! 깜짝이야! 한밤중에 무슨 일이래?
어디 보자, 지금 몇 시지?
어, 아직 새벽 2시인데,
다운이가 벌써 일어난 걸까?
“후루룩 킁! 에취! 킁킁”
이럴 수가. 다운이의
감기가 심해졌나 봐.
해가 밝으면 드디어 기다리던
다운이의 초등학교 졸업식인데
하필 오늘 콧물이 꽉 찰 정도로
감기가 심해지다니.
다운이 엄마는 다운이가
열이 나는지 확인했고,
콧물 때문에 잠을
설치는 모습을 보며 걱정했어.
잠에서 깬 다운이는
아픈 몸 때문에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할까 봐
마음 졸이며 눈물을 뚝뚝 떨구었어.
“흠, 아무래도 안 되겠네.
혹시 다운이네 집까지
따라서 온 코딱지들 있니?
거기 누구 없어?”
난 우선 코딱지들의 도움을 받아
다운이를 감기로부터
구출해낼 작전을 짰어.
“하암~~ 잘 잤다. 무슨 일이야?”
“오, 하은코딱지야,
너 여기까지 왔구나!”
“응 어제 다운이 가방에 붙어서 왔지.”
“그래 하은코딱지야 잘 왔어.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일이 좀 있어.”
나는 다운이를 위해
하은코딱지에게 도움을 요청했어.
“무슨 일인데?”
“아침이 밝으면 다운이와
친구들의 초등학교 졸업식이잖아.
다운이가 졸업식을 무척 기다려 왔거든.
그런데 지금 다운이 감기가 심해져서
콧물이 코를 완전히 막고 있어.
이렇게 감기가 심한 상태로는
졸업식에 참여할 수 없을지도 몰라.”
“아~, 그런 거였구나.
난 잠결에 콧물 소리가 들리길래
내가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거든.
그게 다운이었구나.”
“맞아 다운이었어. 그래서 말인데,
다운이 콧물이 멈추도록
우리가 힘을 좀 모아야 할 것 같아.”
“어휴 그렇겠네. 다운이가 푹 자고
컨디션을 회복하려면 우선
코가 뻥 뚫려야겠구나.”
하은코딱지가 함께 돕기로 했지만,
우리 둘로는 어림도 없을 거야.
그래서 또 다른 친구들을 찾아보았어.
“얘들아 내가 좀 도울까? 하~암.”
역시 언제나 든든한 엄마 코딱지야.
“엄마코딱지, 잘 부탁해.
엄마 코딱지는 이미 해 본 적이 있는 일이지?”
“물론이지, 일단 서로 양손을 잡아.
그리고 얘들아 그만 자고 일어나서
너희도 손 좀 잡아봐. 도움이 필요해.”
엄마코딱지의 말 한마디에
처음 보는 코딱지들이
우르르 달려들었어.
“양옆의 코딱지와 손을 잡은 채로
각자 몸을 가장 납작하게 늘리자.
그러고 나서 내가 하나, 둘, 셋을 외치면
한꺼번에 다운이 콧구멍으로
뛰어 들어가는 거야. 준비됐지?”
“엇차~ 으읏차~”
다들 코딱지를 쭈욱 쭉 늘리며
엄마코딱지의 목소리를 기다렸어.
“자, 하나둘 셋!!”
“어, 어어 이러면 안 되는데….
얘들아 다시 뒤로 물러나자.
엄마코딱지를 중심으로
모두 모여서 한 번에 쾅!
쳐들어가는 거야.”
다들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자세를 고쳐잡았어.
이번에도 실패하게 되면,
코는 더욱 막혀 또다시 다운이가
잠에서 깰지도 몰라.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지.
그럴 바엔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나을 거야.
나는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었어.
그리고 외쳤지.
“자, 다시 가는 거야.
하나, 둘, 셋!”
코딱지들은 한꺼번에
다운이 콧구멍으로 뛰어들었어.
“에~~~취!”
다운이가 재채기를 하며
한꺼번에 뭉쳐진 코딱지와
콧물이 쏙 빠져나왔어.
다운이는 잠결에 흘러나온
콧물을 쓱 닦더니
다시 편안하게 잠을 자기 시작했어.
“이얏! 성공이다. 하은코딱지야,
그리고 엄마 코딱지와
처음 보는 친구들아.
모두 고마워.
다운이가 이대로만 푹 자고 일어나면,
좋은 컨디션으로 졸업식에도
참석할 수 있을 거야.
정말 고마워.”
멋지게 임무를 완수한 코딱지들은
눈을 비비며 다시 꿈나라로 돌아갔고,
다음 날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기침 소리는 다시 들려오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