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지 못한 손님

오늘
앨범 : 어서오세요, 고양이 식당입니다 3
작사 : 오늘
작곡 : Mate Chocolate

가게 안이 온통 연기와
생선 굽는 냄새로 가득 찼어요.
손님들 모두 콜록거리면서
눈물을 훔치기 바빠요.
하필이면 연탄불일 게 뭐람.
요즘 가스레인지가 얼마나 좋은데.
나는 고등어를 구우면서 투덜거려요.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대장이 연기 너머를 바라보며
중얼거렸어요.
콜록콜록,
다시 터져 나오는 기침을 막으려
나는 고개를 들었죠.
또각또각.
자욱한 연기를 뚫고 들어오는
날 선 구두 소리.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그림자를
유심히 살피며
나는 눈을 비볐어요.
오늘따라 손님은 또 왜 이렇게 많은지.
“어…?”
나는 연거푸 눈을 비볐어요.
“여긴 뭘 파는 곳인가요.”
인간! 분명 인간이에요!
바삭바삭 마른 목소리.
어째서 인간이 여기에 온 걸까요?
대장은 평소와 다름없는
무심한 표정으로 칼질을 할 뿐이에요.
“백반이에요!
숲 속에서 자란 이끼 고등어가
메인으로 들어간 가정식 백반!”
나는 대장을 대신해 말했어요.
고양이 식당에서 인간을 보는 건
처음이에요.
여태 손님들은 모두 인간들 사이에
숨어 사는 동물들이었는데,
저 손님은… 진짜 인간. 분명해요,
제 수염과 귀가 하는 말 중엔
거짓인 게 없다고요!
“숲에서, 고등어가 자라나요?”
인간이 되물었어요.
나는 조금 당황했죠.
그런 질문은 여태
아무도 하지 않았거든요.
이럴 때 대장이 어떻게 했더라.
잠시 고민하던 나는 일단
자신 있는 목소리로 우렁차게 외쳤어요.
“특별한 고등어니까요!”
손님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이쪽으로 향했어요.
내가 뭔가 실수를 한 걸까요?
하긴 숲에서 자란 물고기 같은 건
나도 고양이 식당에 오기 전엔
먹어본 적 없었어요.
내가 좋아하던 건
낡은 프라이팬에 껍질이
바삭바삭해지도록 구운 할머니 표
고등어뿐이었죠.
갓 구운 생선 냄새라는 건
고양이에겐 참을 수 없는 유혹이어서,
매번 뼈까지 씹어먹으려는 나를 말리려
할머니는 애를 써야 했어요.
다리 한쪽이 흔들거리는
앉은뱅이 밥상 앞에서
할머니는 기름 묻은 손으로
가시를 하나하나 발랐어요.
기다려, 기다려, 하면서.
다 발라진 하얀 살코기는
네모난 우유팩 위에 올려주었죠.
그게 진짜 맛있었는데.
뚜벅뚜벅.
연기 속에서 걸어온 대장이
내 손에서 석쇠를 가져가며 말해요.
“숲에 사는 물고기를 모르십니까.”
어쩐지 평소보다 차가운 말투예요.
“그런 물고기가 있다는 말은
한 번도 못 들어봤어요.”
인간이 쭈뼛거리며 대답해요.
떠들썩하던 식당은 어느새 조용해졌어요.
소곤거리는 말소리에
어떻게 숲고등어를 모를 수 있느냐느니
하는 말들이 섞여 있어요.
“고양이 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미식가입니다.
다들 숲고등어 정도는 알고 계시죠.”
“그치만, 물에서 살지도 않는데
어째서 물고기라고….”
“물에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고등어와 똑같이.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출산 후에 어미가
돌보지 않는다는 점 정도겠군요.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닙니다.”
어쩐지 공기가 팽팽한 것 같아요.
손님들은 흥미를 잃고
다시 자신들이 하던 이야기들을
나누기 바쁘네요.
인간이 중얼거려요.
“자연에선 별다른 일도 아니군요.”
“예, 아무래도.”
“다른 메뉴는 없나요?”
“단품입니다.”
둘의 대화에 끼어들 수가 없어서
나는 조용히 쪼그려 앉았어요.
다시 깨끗한 석쇠에 숲고등어 두 마리를
나란히 올리고 구울 준비를 해요.
조리대로 돌아가려는 대장의 등에 대고
인간이 말했어요.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나는 연기 속으로 힐끔 인간을 훔쳐봐요.
인간이 뾰루퉁한 목소리로 중얼거려요.
“이름이 왜 가정식 백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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