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이렇듯이 군로 사령들이 서슬이 퍼렇게 나가는디, 그때여 춘향은 사령이 오는지 군로가 오는지 아무런 줄 모르고 외로운 벼개 우에 벽만 안고 홀로 누워 시름 상사 울음을 우는디,
[중모리]
“갈까부다, 갈까부네. 임을 찾어 갈까부다. 어이허여 못 오신고? 바람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는 해동청 보라매 모두 쉬어 넘는 동설령고개, 임이 왔다허면 나는 쉬지 않고 넘으련만 야속허신 도련님은 가시더니 여영 잊고 일장 수서가 돈절허네. 하늘의 직녀성은 은하수가 막혔어도 일년 일도 보건마는 우리 님은 무슨 물이 막혔기에 가시더니 못 오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