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 몰라요
너도 나 몰라요
그러니까 벨소리 시끄럽다고 그만 좀 쳐다보세요
하루종일 처음 울려주신 벨소리에 뛸듯이 기쁘고 심장이 벌렁거려요
하지만 낼름 받아버리는건 모양이 빠지니 샤방 간지 포스로
럭셔리하게 받아야만 해요
난 소중하니까요
띠리리리리리 띠리리리리리 전화가 오고 있어요
당채 누가 전화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친구 없어요 애인 없어요 누군가 나를 찾는 이성 내 얼굴 장난 아니예요
왕년엔 그래도 나름 좀 나갔었어요 뻥이예요
띠리리리리리
만원전철에서 여자의 전화벨이 울려요
곧 은밀한 연애가 생중계되기 시작해요
어제먹은 음식부터 회사 동료들의 성격까지 무차별 폭로되고 있어요
대화가 끝나갈 무렵부터 여자의 애교 필살기 신공이 작렬해요
지하철 모든 사람들의 손, 발, 팔, 다리, 얼굴, 내장 등이 오그라드는 순간이예요
일본 꽃뱀을 능가하는 외모와 대담함의 남자들은 혀를 내두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