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옷을 몹시 좋아하는 임금님이 있었단다.
“오, 이번 새 옷은 아주 마음에 드는 군.”
“이 옷은 나한테 잘 어울리나? 하하하”
이 임금님은 특히 새 옷을 아주 좋아했어. 나라 안 곳곳에서 옷을 사 온 후에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었어.
“휴우, 임금님께서 언제 나랏일을 보시려나…….”
“이웃 나라에도 우리 임금님이 옷을 좋아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군.”
어느 날 처음 보는 사람 두 명이 임금님께 찾아왔어.
“저희는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옷감을 짤 수 있답니다. 그 옷감의 색깔과 무늬는 세상 그 무엇에 비할 수 없이 아름답지요. 게다가 그 옷감은 일할 능력이 없거나 바보 같은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신비한 옷감이랍니다.”
“오오, 그러한가? 그 신비한 옷감으로 당장 내게 세상에서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옷을 만들어주게.”
“최선을 다해 옷을 만들겠습니다.”
“그래, 아무 방해도 받지 말고 편안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하게. 그러려면 필요한 게 뭐가 있나?”
“옷을 만들 수 있는 방과 베틀만 주십시오. 그리고 계약금을…….”
“오 그래, 그래. 여봐라, 당장 저 재봉사들에게 방과 베틀을 마련해 주거라! 그리고 원하는 계약금도 주도록 하라!”
두 명의 재봉사는 당장 일을 시작했단다. 하지만 베틀 위에는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았어. 그들은 거짓말쟁이였거든.
“히히히, 임금님이 감쪽같이 속은 것 같아.”
“쉿, 누가 듣겠어. 부지런히 옷감 짜는 흉내나 내자고.”
덜컥덜컥 베틀 움직이는 소리가 쉬지 않고 들렸어.
며칠 뒤, 임금님은 옷감이 얼마나 만들어졌을지 궁금했어. 일할 능력이 없거나 바보 같은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으니 불안하기도 하고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지.
“정말 궁금하구나. 옷감이 얼마나 되었는지 보고 오너라.”
임금님은 오랫동안 신하로 지낸 나이 많은 신하에게 시켰어.
‘저 자는 일도 아주 잘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니 신비한 옷감이 잘 보이겠지.’
나이 많은 신하는 재봉사들이 일하는 방에서 깜짝 놀랐어.
‘이럴 수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잖아!’
신하는 두 눈을 크게 떴어.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 두 재봉사는 신하에게 가까이 와서 보라고 말했어.
“이 아름다운 옷감을 보십시오. 이런 색깔을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어떠십니까? 무늬도 정말 아름답지요?”
‘내가 바보란 말인가? 그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는데. 나는 일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럴 수가! 옷감이 보이지 않는다고 임금님께 말할 수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