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말이 무식허다
형산 백옥과 여수 황금이
물각유주라 허였으니
잔 말 말고 불러 들여라
예이
방자 분부 듣고
춘향 부르러 건너간다
맵씨있는 저 방자
태도 고운 저방자
연잎 벙치 눌러쓰고
충충 거리고 건너갈 제
조약돌 덥벅 쥐어
양류 앉은 저 꾀꼬리
툭 쳐 후여 쳐 날려보고
서왕모 요지연의
편지 전튼 청조같이
이리저리 건너가
춘향 추천하는 곳
바드드득 달려 들어
아나 옛다 춘향아
춘향이 깜짝 놀라
그네 아래 내려 서며
아이고 깜짝이야
하마터면 낙상할 뻔 했다
음마 낙상이고 초상이고
일났네 일났어
일이라니 무슨 일이
났단 말이냐
사또 자제 도련님께서
광한루 구경 나오셨다가
자네 추천하는 거동을 보시더니
불러오너라 해서 왔응께
나랑 같이 건너가세
엊그제 오신 도련님이
나를 어찌 알고
부르신단 말이냐
네가 도련님 턱 밑에 앉아서
춘향이니 난향이니
기생이니 비생이니
종조리새 열새까듯
생쥐 씨나락 까듯이
톡톡 까 바쳤지
내가 까 바쳐서 그런가
자네 처신이 그렇지
내 처신이 뭐가 어쨌단 말이냐
자과는 부지라
자기 잘못은 모르는 법이여
내가 자네 그른 내력을 이를테니
한번 들어볼랑가
그른 내력을 들어를 보아라
네 그른 내력을 에들어 보아
계집아이의 행실로써
여봐라 추천을 허량이면은
네 집 후원에다 그네를 매고
남이 알까 모를까 헌데서
은근히 뛰는 것이 옳치
광한루 머지 않고
또한 이곳을 논직허면
녹음은 우거지고 방초는 푸르러
앞 내 버들은 유륵장 두르고
뒷 내 버들은 청포장 둘러
한 가지는 찌어지고
또 한 가지 펑퍼져
광풍이 불면 흔들
우줄 우줄 춤을 출 제
외씨같은 두 발 맵씨는
백운 간의 해 뜨
홍상 자락은 펄렁
도련님이 보시고 너를 불렀지
내가 무슨 말을 허였단 말이냐
잔말 말고 건너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