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밤새도록 지키고 있어도 반쪽이는 오지 않는 거야. 하인들은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밤낮없이 주인 딸을 지켰지.
“아이고, 도대체 오늘이 며칠 째야. 아함. 졸려 죽겠구먼.”
“그러게나 말일세. 벌써 사흘째 아닌가. 그 놈이 허풍을 친 게 분명하네.”
“아함. 그래도 조는 모습을 들키면 주인 어른이 불호령이 떨어질 게 뻔할 텐데. 아이고, 너무 졸립구먼.”
“아함. 눈이 저절로 막 감기네 그려.”
사흘 밤낮을 꼬박 지새워 졸린 하인들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지.
‘히히. 이때다.’
반쪽이는 이때다 싶어 지붕 위에서 잠든 하인들의 상투를 서로 붙잡아 맸어. 대문 앞을 지키다 잠든 하인들 머리에는 떡시루를 씌웠지. 마당에서 잠든 하인들 손에는 북이랑 북채를 묶어둔 체 마지막으로 딸이 자는 방에는 빈대랑 벼룩을 한 웅큼 집어넣었단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주인집 딸이 소리 지르며 뛰쳐나왔어.
“꺄아아앗, 이게 뭐야, 벼룩이잖아!”
“자, 이제 나랑 갑시다!”
문 밖에 서있던 반쪽이는 소리지르며 방 밖을 나온 주인집 딸을 얼른 업고 뛰어나갔어. 주인집 딸이 외치는 소리에 잠에서 깬 하인들이 그 모습을 보고 소리쳤지.
“반쪽이가 따님을 업고 나간다!”
모두들 깜짝 놀라 잠에서 깼어. 하지만 잠든 하인들은 자기들이 어떤 모습인지 알지 못했지.
“아야야, 내 상투, 내 상투 놓아라!”
“아이고, 내 눈, 앞이 하나도 안 보이네. 내 눈!”
“북 좀 그만 치게! 귀 떨어지겠네!”
하인들은 서로 소리를 지르며 깜깜하다고 여기 저기 쿵쿵 부딪치고, 정신없이 북을 치며 외쳤어.
“반쪽이다. 반쪽이 잡아라!”
하지만 반쪽이를 잡을 수는 없었지.
한참을 달리다 반쪽이는 주인영감의 딸을 내려놓았어.
“아가씨, 제가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용서해주시지요. 아가씨, 저와 결혼해주시겠습니까?”
주인집 딸도 반쪽이가 좋았는지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거렸어. 두 사람은 결혼해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잘 살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