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정나

덕키

오늘따라 왜 이리도 추운지
하늘은 하얀색 물감을
계속 뿌리지
바람이 화가 난 날에도
지금 내 기분은 한강
공원에 가도 나름 제법 어울리지
머리가 계속 내 마음을 보채서
장갑도 잊은 채로
집 밖으로 나왔어
얼마 지나고 나서야 알아챈 건
손이 찬 것보다 너와의
추억이 날 괴롭혀
그렇게 한 걸음 두 걸음
계속 가다 보니까
함께 다녔던 곳들 하나 둘씩 지나가
기억나 네가 나를 떠나가던 밤
흔들림 없이 내 여자 이길
거부했던 날
나만 인정하면 끝날 인연이었지
미리 예습했던
너에겐 이별은 쉬웠지
미안해 내가 먼저
널 놔주지 못해서
어쩔 수 없었지
네 대답을 알고 있었어 난
너랑 항상 같이 걷던 길
네 손을 잡고 그냥
스쳐 지나 가던 길
이제 혼자야 두고 가지마 이대로
내 멋대로였던 나라서
돌아서는 널 차마 난 잡지 못했어
이제 혼자야 두고 가지마 이대로
너랑 헤어지던 날 밤 내 감정들은
고장 난 시계처럼 그대로 멈춰있어
내 기억 속에 그림들
아무리 지워봐도
너무 뚜렷해 얼룩이 남아있어
집에 있어봤자 온갖 생각 들에
이건 마치 내가 주연이
될 수 없었던 드라마
잠시 라도 잊고 싶어서
눈을 감아도
너의 연락처럼 잠도 오질 않아
요즘 술도 잘 안마셔
네가 그토록 바라던
나쁜 습관들 하나 둘
고쳐지는 게 좀 웃겨
있을 때 좀 잘할걸
이건 내가 요즘 느낀
가장 미련한 깨달음
후회만 자꾸 늘어
네가 원했던 것은
다 사소한 일뿐인데
난 계속 못난 내 능력만
늘 탓했지
그래 너의 말대로
우린 제대로 헤어졌어
근데 왜 난 아직까지 여기 서있어
너랑 항상 같이 걷던 길
네 손을 잡고 그냥
스쳐 지나 가던 길
이제 혼자야 두고 가지마 이대로
내 멋대로였던 나라서
돌아서는 널 차마
난 잡지 못했어
이제 혼자야 두고 가지마 이대로
넌 날 항상 안아줬지
난 그저 네 품에 묻고만 있어서
네가 힘든지는 몰랐지
어떤 얼굴인지 차마 알지 못했어
나를 네 품에서 때내고
내 곁을 돌아서 떠날 때 쯤에야
네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난 보고 말았어
너랑 항상 같이 걷던 길
네 손을 잡고 그냥
스쳐 지나 가던 길
이제 혼자야 두고 가지마 이대로
내 멋대로였던 나라서
돌아서는 널 차마 난 잡지 못했어
이제 혼자야 두고 가지마 이대로
너랑 항상 같이 걷던 길
네 손을 잡고 그냥
스쳐 지나 가던 길
이제 혼자야 두고 가지마 이대로
내 멋대로였던 나라서
돌아서는 널 차마 난 잡지 못했어
이제 혼자야 두고 가지마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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