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런! 굉장해!”
하늘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정말 신기했어. 닐스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기러기에게 말했어.
“얘들아, 나도 너희들이랑 여행을 하면 안 되겠니?”
“안 돼. 우린 사람하고 친구가 될 수 없어. 내일 당장 집으로 돌아가!”
기러기 대장 아카가 말했어.
“자, 오늘은 늦었으니 산 너머 숲에서 자고 간다! 닐스, 넌 날이 밝는 대로 집으로 돌아가!”
기러기들이 숲에서 잠든 밤, 심술쟁이 여우가 기러기 떼를 보게 되었어.
“크크크, 이게 웬 떡이냐. 이렇게 많은 기러기 떼가 자고 있다니!”
여우는 살금살금 다가가 잽싸게 기러기 떼를 덮쳤어.
“꽥꽥!”
기러기들은 모두 놀라 푸드덕 날아올랐어.
“이 놈의 여우가!”
닐스는 여우를 쫓아가 여우의 꼬리를 붙잡았지.
“당장 풀어주지 못해!”
닐스는 한쪽 발을 나무뿌리에 걸치고 여우의 꼬리를 세게 잡아당겼어.
“아우! 이게 뭐야? 이 꼬맹이 녀석, 어디서 나타난 거야? 가만 두지 않을 테다!”
여우는 다 잡은 기러기를 놓치고 말았단다. 여우는 꼬리 끝에 있는 닐스를 잡으려고 빙글빙글 맴돌았어.
“어이구, 어지러워!”
그러다가 너무 어지러워서 여우는 결국 쓰러지고 말았어.
“닐스, 우리를 구해 줘서 고마워! 우리랑 함께 가자!”
무사히 돌아온 닐스를 보고 기러기들은 기뻐했어. 기러기 대장 아카는 닐스에게 함께 북쪽으로 여행을 가자고 했어.
“야호! 고마워.”
닐스도 뛸 듯이 기뻤지.
며칠 뒤, 기러기 떼는 어느 강가의 모래밭에서 쉬고 있었어.
“뒤에는 높은 절벽이 있고 앞에는 강이 흐르고 있어서 쉬기에는 딱 좋은 곳이야.”
아카가 말했지. 모두들 마음 놓고 쉬고 있는데 높은 절벽 위에 심술쟁이 여우가 나타난 거야! 닐스 때문에 잔뜩 약이 오른 여우가 여기까지 따라온 거였어.
“흠, 여긴 절벽이 너무 높아 위험해. 하지만 어떻게든 기러기들을 괴롭히고 말 테다!”
때마침, 지나가는 담비가 보였어. 여우는 담비에게 말했지.
“담비야, 바로 저 절벽 아래 기러기 떼가 쉬고 있단다. 넌 사냥꾼 중의 사냥꾼 담비잖아. 이런 절벽을 내려가는 건 식은 죽 먹기겠지?”
“훗. 당연하지. 문제 없어.”
담비는 사실 조금 겁이 나긴 했지만 우쭐대며 말했어.
조심조심, 살살. 담비가 절벽을 거의 다 내려갔을 때였어.
“딱!”
“아이코!”
난데없이 날아온 돌멩이에 담비는 코를 맞았단다. 담비는 비명을 지르며 강물로 떨어지고 말았어. 담비가 내려오는 것을 본 닐스가 보고 돌멩이를 던졌거든.
“닐스야, 고마워. 이번에도 우릴 도와 줬구나.”
아카가 닐스에게 인사를 했어.
“아니야. 우린 친구잖아.”
기러기들은 다시 날아올랐지. 여우는 절벽 위에서 기러기 떼를 바라보며 씩씩거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