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26살때
기타하나 짊어지고 서울에 처음올 때
그때만 해도 난 순수한 영혼을 가진
그저그런 놈 이였었지
자그마한 옥탑방에 살면서도
나의 꿈은 저멀리 별들보다 높았는데
하루하루 노래를 부르며
나의 꿈도 나처럼 점점더 작아졌었지
사람들은 나를보고 무명가수라고 했고
나도 역시 그들처럼 그렇게 믿게됐고
세상이 나의 노랠 원하지 않는걸 알게됐고
그렇게 어느샌가 나이를 먹게됐고
순수했던 내 영혼도 그렇게 늙어만 가고
이제는 무얼위해 사는지도 모르게 됐네
배부른 어른들은 내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지
남들이 좋아하는 그런노랠 만들라고
남들이 좋아하는 노래가 뭔지 난 모르겠는데
그때 난 알았어 난 세상을 모른다는 걸
아름답게 꾸미고 달콤한 입술로 유혹을 하는
티비속의 화려한 그들의 거짓웃음
세상이 뭔하는게 언제나 거짓말이었지
이제 난 알았네 난 세상이 원하는 것을
청계천에 흐르는 시민들의 눈물위로
밝게 빛나는 금빛의 가로등아래 한숨들과
온세상을 밝혀주는 양키들의 달빛아래
강강수월래를 추는 세상속에 난 살고 있구나
가식들이 춤을 추는 허영들이 노래를 하는
세상이 원하는 돼지들의 거짓웃음
조그만 상자속에 기타매고 눌러 앉아
오늘도 난 이렇게 침묵속에 살고 있구나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말인지
구별조차 할 수 없는 요지경 세상속에서
아무도 듣지 않는 노래따윌 부르면서
오늘도 난 이렇게 또 하루를 살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