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당신에게
오늘은 화사한 햇빛과 함께 눈이 내립니다
나무 밑에 살아남은 눈들은 잘 치우고 계신가요?
참 흔치 않은 광경이네요
언젠가 옆집 눈도 그늘을 벗어나고 싶어 한 적이 있습니다
함부로 발을 뗐다가 녹아버릴지도 모르지만요
이 곳은 눈이 부시기도 쓸쓸하기도 합니다
모든 게 엉망이네요
엉망이니 편안하군요
적막에 감춰진 당신의 진동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무심코 떨어진 숨 하나도 이곳에선 설렘이 되길 바라며
초대합니다
당신이 원하는 시간에
그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