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을처럼 비추는 물결의 빛 가운데
백조처럼 흔들리며 미끄러지는 작은배
아 기쁨으로 은은히 빛나는 물결 위에
내 마음도 그 배처럼 미끄러져 가네
하늘에서 내려온 붉은 저녘 햇살은
배를 에워싸고 물결 위에서 춤추네
서쪽 숲의 나무들 위에서
붉은 햇살이 정답게 손짓하니
동쪽 숲에선 나무 가지들 아래
창포가 붉은 빛을 받고 살랑거리네
내 영혼은 붉은 햇살 속에서
하늘의 기쁨과 숲의 안식을 들이 마시네
아 시간은 이슬의 날개를 달고
흔들리는 물결위로 사라져 가는구나
시간은 내일도 빛나는 날개로
어제와 오늘처럼 다시 사라지겠지
마침내 나도 고귀하고 찬란한 날개를 달고
변화하는 시간을 떠나서 사라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