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시린 벤치 위에
추위도 잊은 채로 앉아
그 오래 전 우리의 시작 무렵
그 날과 똑같은 설렘이 찾아와서
난 그 시절 어렸던 나에게
말해주고 싶어
수줍게 내민 손을 바라보는
그 눈빛 너무 아름답겠지만
제발 그 손을 잡지마
그 말 그냥 전하지마
지금 너의 바람은 결국
그 어느 하나도 이뤄지지 않아
제발 그 눈빛 쳐다 보지마
이 기억들이 먼 훗날
너의 어느 하루를 문득
아무 이유 없이 흩트리지 않도록
그 맘 절실하겠지만
제발 거기서 멈춰봐
서툰 용기를 내지마
지금 너의 고백은 결국
공허한 후회로 남겨질 뿐이야
제발 두근거림을 달래봐
그 아름다운 순간이
너의 남은 삶 속에
가장 아픈 설렘으로
기억되지 않도록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