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 노래 (시인: 신경림)
정경애, 장혜선, 김성천, 이현걸, 주성현
앨범 : 소년을 위한 목가 2 (교과서 시)
가난한 사람 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 신경림
시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 목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 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