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하다
따사로운 오후 햇살에 취해
평온하다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에게 안겨
봄처럼 다가온 그대의 향기
그리움은 시간에게 기댄 채
잊혀졌던 계절을 다시 오게 하고
향기만 남아있던 그대가
불현듯 이내 가슴에 드리운다
들려온다
사뿐하게 내려오는 봄비 소리
떨어진다
흔들리다 지친 꽃잎들이 비와 함께
봄처럼 머물다 간 그대의 자취
이미 흘러간 사랑의 아쉬움보다
힘껏 사랑하지 못한 아쉬움에
내 마음속 깊이
응어리진 그 이름
꽃과 함께 허공에 흩날린 사람아
햇살에 녹아
눈물로 흘러내린 사람아
그대의 향기는 순간을 담아
또다시 오겠지
싱그럽게
내 마음에 봄비처럼
다가왔던 사람아
아름다운 색으로
가득하던 내 사람아
나리는 꽃잎처럼 내 마음에 앉아
영원으로 피어나라
이 봄의 끝이 오기 전에
있는 힘껏 외쳐본다
사랑하노라
이제야 나지막이 불러보는 그 이름
흩날리는 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