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에 셋이 타고
함께라면 어디든지 달려
2003년 가을
우리들은 스무 살 이었지
거칠 것이 없던 시절
그날 넌 입영전야였어
걱정할 거 없잖아
곧 나도 따라갈게
변하는건 없을 거야 우리
벌써 어렴풋한 기억
점점 희미해지네
십 년이 훌쩍 지났구나
어른이 된 내친구야
또 한번 세월이 가기 전에
우리의 바다로 달려볼까
다시 소년이던 때로
쳇바퀴가 돌아가듯
빈틈없이 또 하루를 살지
섬을 떠나 서울
너와 내가 처음 만났던
스무 살이 그리워져
그땐 참 어린 줄 몰랐지
매일 밤 잠들기 전 한 줄 씩 일기를 써
달라질 건 없다해도
자꾸 흐릿해져가는
그 소년을 부르네
십 년이 훌쩍 다시 가도
대답해 줄 수 있겠니
모든 게 서툴던 그때처럼
함께 노래할 때 떨리도록
작은 소년이던 네가 날 부르던
언제나 함께 머물던 곳
어렴풋한 기억속의
그 소년을 부르네
십 년이 훌쩍 지났구나
어른이 된 내친구야
또 한번 세월이 가기 전에
우리의 바다로 달려볼까
다시 소년이던 때로
작은 소년이던 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