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젠 그만 나를 놔줘 영등포
나는 너무 지쳐버렸어
너의 곁을 스쳐 지날 때마다
지친 나는 무너져 내려
2.
이젠 나를 떠나가줘 영등포
난 충분히 힘들어 했어
변명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그때 나는 너무 어렸어
*너의 바닥에 붙은 까만 껌처럼
넌 내 맘 한구석에 단단히 붙어
그 묘하고 슬픈 노래와 얘기들을
내 꿈속에 가득 풀어놓지
3.
제발 나를 떠나가 줘 영등포
약한 나를 너도 알잖아
내 주위를 끊임없이 맴도는
넌 허기진 유령일뿐야
*작은 내 안에 둥지 튼 너의 골목
그 속에서 난 눈뜬 채 길을 잃고
너의 더러운 벽들처럼 얼룩진
기억 속에 난 갇혀버리지
이젠 나를 떠나가줘 영등포
이젠 그만 나를 놔줘 영등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