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계절은
이토록 바삐 가는가
연잎에 앉은 잠자리처럼
왜 뜻밖의 추억들이
되살아나는가
구름 사이로 난 해처럼
왜 사랑한 순간들은
잊혀만 가는가
그 때 한 약속은 연기처럼
흩어져만 가는 것인가
시간이 이렇게나 빨리
흘러갈 줄 알았다면
내가 아이였을 때 조금 더
천천히 달려갈 것을 걸어갈 것을
이제 짧아진 계절이라 해도
서두를 필요는 없네
신이 빚은 완벽한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 모든 순간을
다 감사하겠네
올 봄에 우리에게 슬픔이 있었지
시들더라도 꺾이지 않길 바랬지
그 누가 인생을
완성하고 떠났을까
이제 짧아진 계절이라 해도
서두를 필요는 없네
신이 빚은 완벽한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데로 가 깊은 데로 가면
내가 사랑한 사람들
깊은 데로 가 깊은 데로 가면
내가 미워한 사람들
깊은 데로 가 깊은 데로 가면
내가 사랑한 사람들
깊은 데로 가 깊은 데로 가면
내가 미워한 사람들까지
모두 다 만나 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