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하루를 열기 위해
졸린 눈을 뜨고
팔을 걷어붙이고 머리 대충 묶고
물을 올리지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양말이
차곡차곡 서랍에 들어 있는 것도
당연하지 않아
이른 아침 작은 새들 노랫소리 들려올 때
구수한 밥 냄새도
당연하지 않아
늘 거기 있을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아무 말 해도 될 것 같아서
그래서 그랬니
축 쳐진 어깨 위
얼굴을 살피고 묻지는 못하고
좋아하는 거 해주려 장을 보고
또 물을 올리지
흩어졌던 책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것도
가습기 가득 채운 물도
당연하지 않아
물 마셔라 잠바 입어라 이불 덮어라
반복되는 잔소리도
당연하지 않아
늘 거기 있을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아무 말 해도 될 것 같아서
그래서 그랬니
내일은 더 행복하길 더 많이 웃길
나의 슬픔 같은 건 너의 세상엔 없길
아프지 말아 주길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양말이
차곡차곡 서랍에 들어 있는 것도
당연하지 않아
이른 아침 작은 새들 노랫소리 들려올 때
구수한 밥 냄새도
당연하지 않아
흩어졌던 책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것도
가습기 가득 채운 물도
당연하지 않아
물 마셔라 잠바 입어라 이불 덮어라
반복되는 잔소리도
당연하지 않아
당연하지 않아 당연하지 않아
당연하지 않아 당연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