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이것 보세요!”
반쪽이는 커다란 나무를 등에 지고 들어오며 소리쳤어.
“어휴, 그 무거운 것을. 얼른 내려놓아라.”
“어머니, 뗄감이 더 필요하면 나무를 더 해 올게요.”
“아니다. 그걸로 충분해, 호호호 아유~ 기특하기도 해라.”
반쪽이는 모든 게 반만 있었지만 형들보다 힘이 아주 셌어. 게다가 부모님의 일을 다른 두 형들보다 더 많이 도와드리기까지 했지.
세월이 흘러, 세 형제는 나란히 과거 시험을 보러 떠났어. 그런데 반쪽이의 형들은 반쪽이랑 함께 가는 게 창피했어.
“쳇, 형님. 저 반쪽이 녀석이랑 같이 다니는 게 영 창피합니다.”
“너도 그러냐? 사람들이 우리까지 같이 놀리니……. 아무래도 저 놈을 떼어두고 우리끼리만 가야겠다.”
“네, 형님. 제가 저 바위에 묶어둘게요.”
사람들한테 놀림을 당하는 게 싫은 두 형들은 반쪽이를 바위에 묶어두기로 했어.
“반쪽아, 저기 저 커다란 바위에 뭐가 써 있는 것 같구나.”
“네? 제가 한번 보고 올게요.”
반쪽이가 커다란 바위로 콩콩 뛰어가자 작은 형이 얼른 반쪽이를 커다란 바위에 꽁꽁 묶어놓았어.
“아니, 형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
“시끄럽다. 넌 여기에 있거라!”
두 형은 얼른 길을 떠났지. 하지만 반쪽이가 “끙!” 하고 힘을 주니 바위가 번쩍 들려졌어. 반쪽이는 바위를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갔어.
“형들이 이 바위를 주면서 아버님, 어머님께서 이 바위를 의자삼아 편안하게 쉬시라고 했어요.”
반쪽이는 바위를 집에 내려두고 형들 뒤를 쫓아갔어.
형들은 금세 뒤따라온 반쪽이를 보고 깜짝 놀랐어.
“형님들 같이 가요!”
“아니, 저 놈이!”
이번에는 형들이 커다란 나무에 반쪽이를 꽁꽁 묶고 자기들끼리 떠나버렸단다. 하지만 이번에도 반쪽이가 “끙!” 하고 힘을 주니 나무가 뿌리째 쑥 뽑혔지. 반쪽이는 나무를 짊어지고 다시 집으로 갔어.
“형들이 이 나무를 주면서 아버님, 어머님께서 이 나무 그늘에서 편안하게 쉬시라고 했어요.”
반쪽이는 지치지도 않고 형들 뒤를 다시 쫓아갔어.
“형님들, 같이 가요!”
“아니, 저, 저 놈이. 또?”
다시 돌아온 반쪽이를 본 형들은 아까보다 더 깜짝 놀랐어.
“에잇, 이번에는 깊은 산 속으로 가서 길을 못 찾게 하는 게 어떻겠느냐?”
큰 형은 작은 형 귀에 대고 속닥거렸어.
“네, 형님. 저기에 있는 질긴 칡넝쿨로 묶어야겠어요.”
그러고는 칡넝쿨에 반쪽이를 꽁꽁 묶어서 깊은 산 속에 혼자 있게 두고 둘만 쏙 가 버렸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