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밝게 해가 뜬 동네의 첫 인상
우리집 뜰 예쁜 앵두나무 손대면 터질까
낯설은 전학생 적응기간은 한 이틀이면 OK
그때 놀잇감은 팽이, 그네, 시소, 뜀틀이면 족해
학교 끝나면 큰 문방구에서 뽑기 몇 번
단 것들과 속을 바싹 익힌 문어발 몇 점이면
산해진미 내겐 다 필요없었고
떡꼬치는 내 유년시절의 로망, 이 정도였어
토요일 밤이 되면 무서운 미스테리 한 편
돈데기리기리 주문을 외우면 주인공들과 비슷해진다고
낡은 주전자를 그렇게 문질러 대
땅 불 바람 물 마음 5가지 힙, 결코 무시 못해
철없이 무작정 밝게 지내던 6학년
돈보다는 친구 한 명, 하지만 어른이 되가며
비록 그 때의 순수함은 희미해져도
사진첩 속 밝은 난 변치 않아 해져도
어리지는 않았었지만, 철이 없던 나를 보면서
언제나 환한 미소를 지어주었어.
어렵지는 않았었지만, 쉽지만은 않았던 그 말
언제나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나의 말을
뚝방부터 기찻길 그리고 개울가 비탈길
여기서는 이상하게 하루가 짧아지고 시간이 빨리 갔지
여름에는 물고기 잡기 또 겨울에는 썰매타기
매번 질리지도 않는지 늘 똑같은 레퍼토리로 기나긴 1년을 낫지
우리만 아는 우리들끼리 꾸린 비밀기지 아지트
아직도 그 곳에 있을까? 똑똑히 떠오르네.
강아지풀로 뒤덮인 비좁고 바람 불어도 너무나 편한 곳
떠나면서도 기억들은 그 곳에 접어놨어
방과 후 백 원짜리 동전 몇 개로 찾던 오락실
똑딱이는 쓰면 안 돼, 주인아저씨께 혼나지
처음으로 Dance Game이 들어왔을 땐, 완전 Culture Shock
돈 없어도 구경을 하면서 몇 시간을 버텨 또
방학숙제가 아니어도 곤충 채집은 우리 일상
누나 형 동생 다 합쳐도 고작 열 명뿐이지만
(Ye) 늘 꽉 차 보였던 내 어린 시절
따뜻한 마음의 고향을 이렇게 돌이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