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동생과 포크송

캐비넷 싱얼롱즈

우린 저녁 길가에 앉아 며칠 전
이사짐을 날라준 얘길 하지
호프집에서 일하는 그 앤
달려가 루카를 틀어줬지
그래서 우린 큰 길로 나가
택시 한 대를 잡아탔고
여기 짐을 다 실을 수 있을까
하며 내려 트렁크를 열었지
그러나 그 애의 짐은 박스
두 개에 작은 구두 한 켤레
그리고 품 안엔 어디서 났는지
작은 새끼 고양이
우린 저녁식탁에 앉아 오래전
터미널에 내린 친척 얘길 하지
어느 회사에서 일했다던 그 앤
술을 한 잔 사달라며 전화를 했지
분명 돈을 꾸러 온 거라며
긴장하고 터미널로 나갔지
역시나 그 애의 짐은 종이가방에
어색한 정장 한 벌
그리고 손에는 어디서
났는지 최신형 휴대폰

우린 병원 복도에 서서 오래전
야영장의 일을 얘기하지
텐트 밖으로 하얀 손을 내민
그 앤 동네 형의 어린 여자친구
시내 건너편에 서서
남자 친구가 튀긴 물을 맞는
그 애의 옷은 조숙한 원피스에
어색한 핸드백
그리고 언제부터 신었는지
굽 높은 빨간 하이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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