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지혜로운 임금님이 살고 있었어요.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 나라의 임금님에게는 예쁜 딸이 하나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공주가 시름시름 앓더니 병으로 몸져 누웠어요. 임금님은 공주가 걱정이 되었어요. 나라에서 용하다는 의사들은 모두 불러 공주의 병을 치료하게 했어요. 그러나 공주의 병은 점점 더 심해지기만 했지요.
“큰일이구나. 어여쁜 우리 공주가 왜 이리도 아픈 걸까? 쯧쯧쯧…”
임금님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공주를 바라보았어요. 임금님은 고민 끝에 방을 써 붙였어요.
“공주의 병을 낫게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내 사위로 삼아 공주와 결혼시키겠다. 그리고 이 나라를 사위에게 물려주겠노라! --임금--“
한편, 궁궐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시골 마을에 신비한 보물을 가진 삼형제가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삼형제에게는 신비로운 보물이 하나씩 있었어요. 첫째가 말했어요.
“이 망원경만 있으면 아무리 먼 곳에 있는 것도 눈 앞에 있는 것처럼 잘 볼 수 있지! 오 얘~”
이번에는 둘째가 말했어요.
“이 양탄자를 타기만 하면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단숨에 갈 수 있지! 하늘을 나는 양탄자라구! 앗싸~”
형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막내가 말했어요.
“이 사과는 이 세상의 어떤 병이라도 고칠 수 있는 마법의 사과!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진기한 마법 사과라네! 짜자잔~”
어느 날, 높은 나무 위에 올라가 망원경으로 세상 구경을 하던 첫째가 말했어요.
“어?! 공주님이 큰 병에 걸리신 게 틀림없어!”
“정말? 그럼 어서 내 양탄자를 타고 궁궐로 가 보자!”
“형, 나도 같이 가. 내 마법 사과로 공주님을 낫게 해드릴 수 있을 거야!”
삼형제는 날으는 양탄자를 타고 쏜살같이 궁궐로 날아갔어요.
궁궐을 지키고 있던 병사가 말했어요.
“너희들은 누구냐?”
“우리들이 공주님의 병을 고칠 수 있습니다. 공주님을 만나게 해주세요.”
임금님을 만난 삼형제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보물에 대해 이야기 했어요. 삼형제는 공주님에게 막내의 보물인 마법 사과를 먹였어요. 그러자, 공주는 긴 숨을 후우~ 내쉬더니 금세 눈을 떴어요.
“아버지, 내가 긴 잠을 잤나봐요. 이제 하나도 안 아파요. “
임금님은 병이 씻은 듯이 나은 딸을 보고 크게 기뻐하며 말했어요.
“오호 공주야, 참으로 다행이구나! 아빠가 얼마나 걱정한 줄 아느냐?
다행이야. 허허허…”
그런데, 기쁨도 잠시뿐, 임금님은 표정이 어두워졌어요.
‘아니, 삼형제가 힘을 합쳐 공주를 구해주었으니 누구에게 공주를 시집보내야 한단 말이냐! 거참 난처하게 되었군…’
첫째가 말했어요.
“임금님, 제가 망원경으로 방을 보지 못했다면 공주님이 아픈 줄도 몰랐을 겁니다. 그러니 제가 공주님과 결혼해야 합니다.”
큰 형의 말을 듣고 있던 둘째가 말했어요.
“아닙니다. 임금님. 제 양탄자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빨리 공주님께 달려와서 구해드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제가 공주님과 결혼하는 것이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셋째가 말했어요.
“형님들 말씀도 옳습니다. 하지만, 제 마법의 사과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온들 아무 소용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제가 공주님과 결혼해야 합니다.”
삼형제의 말을 들은 임금님은 더욱 고민이 되었어요.
“우리 친구들은 삼형제 중에 누가 공주와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 그렇구나!”
임금님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공주에게 물어보았어요.
“공주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아버님, 저와 결혼할 사람은 막내분이라고 생각해요. 첫째형과 둘째형은 아직 그대로 보물을 가지고 있지만, 막내는 저를 위해 하나밖에 없는 마법의 사과를 주었잖아요. 이제 막내에게는 아무런 보물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보물을 아낌없이 내 준 셋째와 결혼하는 것이 맞습니다.”
공주의 말을 들은 임금님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축복했어요.
셋째와 공주는 성대하고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리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요.
물론 첫째 형과 둘째 형도 임금님에게 큰 선물을 받아 부자로 살며, 삼형제는 사이좋게 잘 살았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