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름을 써내려
그대 병을 앓게 하고
시든 손목이 나를 만지면
마침내 눈이 떠지네
날을 새다가 결국 눕게 되는 밤
너덜해지는 머릿속 뱉은 말들이 것들이
비에 젖은 채 우리를 향해
손을 뻗치네
하늘을 향해 떠나가려다
잊어버린 채
너를 잊고선 가득 차버린
바다가 되어 떠나가야지
내가 앉은 곳이 가라앉으면
날 건져줄 건가요
아직은 붙어있나요
쉬운 만큼 어려운 내가
손을 내밀고 우산을 쥔 채
파도라도 막아보려네
발 밑에 쌓인 먹구름을 쫓아도
그저 잠시 고민을 덜 뿐
내가 쥐고 있는 것을 놓치기 싫어
더 많은 것을 잃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