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보, 흥보 집 찾아와 음식 대접 받는데

유영애


아니리

다시 흥보 집안이 부자 되야 잘 살고 있을 적에 그때여 놀보는 제 동생 흥보 잘산단 말을 풍편에 듣고 배를 앓는디 아 이놈이 참말로 부자가 되았는가? 내가 이놈 재산을 어떻게 떨어 먹어야 내 속이 시원할꼬? 밤낮 주야로 배를 앓다가 “아서라 내가 요놈의 집구석을 갔다와야 내 속이 시원허지” 흥보 집을 갈양으로 차림을 차리는디 큰 통량갓 쓰고 담뱃대 긴 놈 꼬나물고 아그똥 하니 건너 가겄다 놀보란 놈 흥보집 당도하야 깜짝 놀래 “아니 이것이 참말로 흥보란 놈 집구석이요 어느 서울 재상이 시골로 낙향을 허였나?” 한편 문패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박 흥보라 딱 새겨 있거날” 아따 요놈이 참으로 부자가 되았네여 요놈의 집구석 부쇠를 탁쳐서 불을 확 질러불러야 내 속이 시원한데 그너저나 한 번 불러 볼 수 밖에 “네 이 놈 흥보야 흥보야 흥보야” 그때여흥보는 저희 형님소리를 듣고 버선발로 우루루루루루루 “아이고 형님 그 동안 문안이 어떠십니까?” “문안이고 문밖이고 녀 요새 성허냐? 아 대관절 이 집이 뉘 집이냐?” “예 형님 제 집이올 습니다.” “아따 고 놈 내 집뽄으로 잘 꾸며놨네여 야 흥보야 내 집하고 니 집하고 바꾸꺼나” “형님 처분껏 하십시오” “야 흥보야 내가 요즘에 니 소문을 가만히 들어보니 밤이슬 맞고 다님담서” “아이구 형님 별안간 무슨 말씀이십까?” “아 그러면 어째하여 영문포졸들이 너를 잡으러 다니느냐? 이러지말고 농문 열쇠 광문 열쇠 나한테 맡기고 저 만주로 들어가서 한 오년만 살다오너라 아 내가 그 동안 이 집 잘 지켜주마” “형님 그런 것이 아니오라 하루는 제비 한 쌍이 날아들어 새끼 두 마리를 깠는디 먼저 깐 놈은 날아가고 나중 깐 놈이 날기 공부 힘을 쓰다가 공중으로 뚝 떨어져 다리가 작각 부러졌지요 그래서 명태껍질을 얻고 당사 실을 구하여 동여매 제 집에 넣어 살려주었더니 그 이듬해 강남을 들어갔다 나오면서 박씨를 물어 왔지요 박씨를 거름 넣고 따로따로 심었더니 박 세 통이 열려나니 팔월 추석은 둘아오고 먹을 것이 없어 그박 속이나 먹을 양으로 그 박 세 통을 타 보았더니 그 박 속에서 은 금 보화가 나왔지 어찌 내가 도적질을 했단 말씀이요” 놀보가 가만히 듣더니만은 “야 흥보야 거 부자되기가 천하에 쉽구나 너는 한 마리 잘각 분질러 부자가 됐을거니와 난 한 열 대마리 잘각잘각 부질러 보내며는 그 거부 장자가 되겠구나” 형님을 안으로 뫼시고 사랑으로 들어가 여보 마누라 건너말 시숙님이 건너 오셨으니 나와 인사드리오

창조

흥보 마누래가 시숙왔단 말을 듣고 구박 당하던 일을 생각허니 사지가 벌렁벌렁 떨리나 가장의 명령을 거역치 못하고 나오는듸

중중모리

흥보 마누래가 나온다 흥보 마누래가 나온다 전일에난 못 먹고 못 입고 굶주리던 일을 생각허니 지금이야 비단이 없나 돈이 없나 쌀이 없나 은 금 보화가 없나 녹용 인삼이 없느냐 며느리들을 호사를 많이 시키고 흥보 마누래도 한산 세모시에다 당청아물을 포로 소롬히 놓아 주름을 잘게 잡고 말은 널리 달아 아장 거리고 나오더니

아니리

시숙께 인사를 드리면 볼딱 일어나서 맞절을 해야 도리가 옳은디 발을 떵그렇게 올려 놓고 담뱃대 긴 놈썩 꼬나 물고 야 흥보야 느그 계집에 쫓겨날 때보고 지금와서 보니 미꾸라지 용 됐구나 흥보 마누래 들은채도 아니허고 안으로 들어가 음식을 차리는듸

자진모리

음식을 차리는디 안성우기 통여칠판 천은 수저 구리저 진미 서리 수벌이듯 주루루루루 벌여 놓고 꽃 그렸다 오죽판 대모양각 당화기 얼기 설기 송편 내리 번듯 정절편 주루루 엮어 산피떡과 평과 진청 생청 놓고 조란 산적 웃짐쳐 양회간 천엽콩팥 양편에다가 별여놓고 청단 수단 잣배기며 인삼채 도라지채 낙지 연포 콩기름에 갖은 양념 모아 놓고 산채고사리 수근미나리 녹두채 만난 장국 주루루루루 들어붓고 청동화로 백탄숯 부채질을 활활 계란을 톡톡 깨고 웃딱지를 떼고 길게 느리워라 꼭꼬 울었다 영게찜 오도독 포도독 메초리탕 손뜨건데 쇠저말고 나무저를 드려라 고기 한 점을 덤뻑 뭍혀 맛난 기름에 간장국에다 풍덩 디리쳐 피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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