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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단과 월매의 위로 (그 자리 버썩)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자리 버썩 주저 앉어, “아이구, 허망허여. 가네 가네 허시더니 이제는 참 가고 여영 갔네. 내 신세를 어찌헐꼬. 집으로 가자허니 우리 도련님 안고 눕고 노던 디와 오르내려 신 벗든 디 생각나서 어이보리. 죽자허니 노친이 계시고 사자허니 고생이라, 죽도사도 못허는 신세를 어찌허면 좋단 말이냐.”

월매의 통곡 (허허 이게 웬말이냐)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사또께서는 분이 점점 충천하야, “네 년 큰 칼 씌워 하옥하라.” 사령들이 달려들어 결박한 걸 끌러놓으니, 춘향은 사지에 맥이 없어 형틀 아래 떨어지는구나. 그때여 춘향모는 춘향이가 들어가면 허락헐 줄 알었다가 영영 듣지 않고 매 맞어 죽었단 말을 늦게야 알고 천방지축 들어가는디, [자진 중중모리] “허허, 이게 웬 말이냐?

월매의 실망 (춘향 모친 기가맥혀)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춘향 모친 기가 맥혀. 떴다 절컥 떨어져 밖으로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어 나가 정화수 그릇을 들어쳐 매어 와닥딱 와그르르르르 탕 탕 부딪치며,“죽었구나. 죽었구나. 내 딸 춘향이 영 죽었네. 칠십당년 늙은 년이 당산철륭으 엎드려서 우리 사위 잘 되라고 밤이나 낮이나 하나님 전 축수를 허였더니, 저 지경이 웬일이여? 노천이 망령 들어 살펴 주실 줄...

월매의 한탄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모 들어보니 일이 그럴듯도 허여,“이 년아 듣기 싫다. 애기씬가 뭣인가나 깨 오니라. 어찌된 사연이나 들어보자.”향단이가 들어가 춘향을 깨워 마나님께 탄로된 말을 다 허니 춘향이 겁을 내어 저의 모친 앞에 와 벌벌 떨고 서있을 제,[진양조]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설움이 복받치어 춘향이를 물그러미 바라보더니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

꿈아 꿈아 무정헌 꿈아 (비 맞은 제비같이) 모보경, 이상호

자탄으로 밤이 깊어 비몽사몽 간으 도련님이 오시는디 가시던 맵시로 청사도복 홍띠띠고 만석당혜 끌면서 충 충 충 들어오더니 춘향 방문 고리잡고 지긋지긋 흔들며, “춘향아, 잠 자느냐? 내 왔다. 문 열어라.” 이 삼차 부르되 대답이 없으니 도련님이 돌아서 발 구르며, “계집이라 허는 것이 무정한 것이로구나.

자진 사랑가 2 모보경, 이상호

“네가 위로 갔는데도 싫단 말이냐?” “욱으로는 갔어도 가운데 주인 삼어 따러 다니는 조가 미워 그것도 되기 싫소.” “춘향아, 그는 팔자소관이라 하는 수 있느냐? 우리 그건 그만 두고 업고나 놀아보자.” “업고 놀다 미끄런 장판방에서 넘어지면 어쩌실라고.” “넘어지면 좋지. 넘어지는 체 하고 속 알겠느냐?”

자진 사랑가 1 모보경, 이상호

“그러면 네가 위로 가게 하여주마.” [중중모리] “내 사랑 너 죽어 될 것 있다. 너는 죽어서 돌매 웃짝 되고 나는 죽어 매 밑짝 되어 사람의 손이 얼른허면 천원지방의 두 짝으로 홰홰 돌려 갈거들랑 네가 날인 줄로 알려무나.”

어사또의 형색 (각처로다) 모보경, 이상호

오늘은 가다 어디 가 자며 내일은 가다 어데 자리. 자룡 타고 월강허던 청총마나 가졌으면 즉시 한양을 가련마는 조그만헌 요 내 다리로 몇 밤 자고 가자느냐? 불쌍터라 춘향 각시.

방자문안 (소인 방자놈 문안이요) 모보경, 이상호

그리고 너 서울 가야 양반 안 계시다.” “계시고 안 계신 속을 당신이 어찌 아요?” “ 양반과 나는 동문 서학으로 매우 친한 분인데 이번에 어른하고 전라도 구경 차로 내려오다, 양반은 우도로 나는 좌도로 오는 길이다. 그러니 이 편지는 내가 전해주마. 양반과 내월 십오일에 남원서 만나기로 했으니 너는 내려가서 품삯이나 두둑히 받아라.”

군로 사령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사또 말을 더 멋지게 듣고, “그러기에 저를 기특타 하지야. 나도 한 번 알면 사람같이 섬길테니 아니 기특한 일이냐? 그리고 에미 말 어찌 안듣겠느냐? 네가 잘 타일러 보아라.” 이렇듯 춘향모를 시켜 사오차 달래어도 죽기로써 영영 안들으니 사또 그제는 분을 내어, “ 년 괘씸한 년이지. 제가 수절? 춘향 바삐 잡어 들여라.”

어사출두 모보경, 이상호

공방은 자리 잃고 멍석 말어 옆에 끼고, “어따, 이 제기를 붙을 자리가 어찌 이리 무거우냐?” 사령은 나발 잃고 주먹 쥐고, 홍앵 홍앵 홍앵. 운봉은 넋을 잃고 말을 거꾸로 타고가며, “어따 이놈 마부야, 이 말이 운봉으로는 아니 가고 남원으로 부드등 부드등 들어가니 암행 사또가 축전 축지법을 허나부다.”

천자뒤풀이 (자시으 생천) 모보경, 이상호

속을 내가 어찌 안단 말이냐?” “아까 너그 애기씨허고 그네 뛰러 나왔지야?” “그렸다.” “광한루에 누가 있더냐?” “도련님허고 너허고 있더라.” “이것이 바로 속이다.” 향단이 깜짝 놀래어, “우리 마나님 아시면 큰일 난다. 어서 갖고 가거라.” “향단아.

춘향의 꿈 (책상의 촛불을 돋우켜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글 지어 읊은 후 다시 일어 배회헐 제, 그때여 춘향이는 도련님을 만날라고 전일 초나흗날 밤에 몽사 하나를 얻것다. [단중모리] 책상의 촛불을 돋우 켜고 열녀전을 외어가다 홀연히 잠 오거날 서안을 의지허고 잠깐 조으더니, 비몽사몽간의 춘향 몸이 공중으로 날리어 바람을 어거허고 구름을 헤쳐가다 한 곳을 당도허니 주궁패궐은 보던바 처음이라.

향단의 변명 (하나는 남중문장재사요) 모보경, 이상호

간밤에 애기씨와 제가 바느질을 허는디 책방도련님이 나와겨서 애기씨와 말씀허시기에 저는 제 방으로 왔사오니 뒷 일은 어찌되었는지 몰라요.” 춘향모 깜짝 놀래어 “아이고, 일은 당했구나, 당했어. 이년아, 도련님이 무단히 오셨을까. 네 년이 중간에서 노랑수건 노릇을 힛지.”

이도령의 작별인사 (도련님 하릴없이 방자으게 붙들리어) ~ 달만큼 보이다가 (저 방자 미워라고) 모보경, 이상호

점잖허신 도련님이 이별을 허실라면, ‘춘향아 잘 있거라’, ‘도련님 잘 가시오’ 아 단 두 마디만 히도 속이 천지 우랑의 장마 물속인디 이게 벌써 며칠이요. 바로 명춘에 가신다 히도 떠나실 때는 항상 이러실테니 인자 그만 가십시다. 향단아! 너그 애기씨 조깨 붙들어라.”

이별가 초입 (왼갖 생각) 모보경, 이상호

저를 데려간다 허면 부모님이 금허실 테요, 저를 두고 간다 허면 행실 마음에 응당 자결을 헐 것이니 사세가 도무지 난처로구나.” 길 걷는 줄을 모르고 춘향 문전을 당도허니,

어사또와 옥중 춘향의 상봉 (춘향이가 나오는디) 모보경, 이상호

내가 와 주는 술이니 퇴치 말고 많이 먹어라’ 말씀만 허여주오. 말밖에 헐 말 없소.” 어사또 목이 메어,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오냐 춘향아, 우지마라. 우지마라, 우지를 말어라. 이얘 춘향아, 우지 마라. 상여 탈지, 가마를 탈지, 속이야 누가 알랴마는 천붕우출이라 허였으니 솟아날 궁기가 있느니라.

이 도령의 상사병 (도련님 그 시부터) 모보경, 이상호

[자진모리] 도련님 시부터 구경에도 뜻이 없고 글짓기도 생각 없어 무엇을 잃은 듯이 섭섭히 돌아와, 동헌에 잠깐 다녀 내아에 뵈온 후 책방으로 돌아와서 옷을 모두 벗어 걸고 침금에 비껴 누니, 몸은 광한루 앉은 듯 눈은 선연히 춘향을 대하는 듯 눈 감으면 곁에 있고 눈만 뜨면 간 곳 없네.

이몽룡, 춘향집을 찾아간다 (이윽고 퇴령소리) 모보경, 이상호

“이 자식아, 철 모르는 소리 하지 말고 게 앉아서 자세히 좀 보아라.” “아이고, 내가 못 살겄소. 가서 엿 좀 보고 올라요.” 방자 충충 다녀오더니, “도련님! 다 틀렸소.” “어찌 되었더냐?”

춘향 방치레 (방치레가 수수허다) 모보경, 이상호

한 편을 바라보니 상산사호 네 노인은 바둑판을 앞에 놓고 일점 이점 놓아갈 제, 어떤 노인은 학창의 입고 윤건 쓰고 백기를 손에 들고 또 어떤 노인은 갈건 야복의 흑기 들고 하도낙서 법을 찾어 놓아갈 제, 옆의 어떤 노인 훈수허다가 무렴을 보고 요만허고 앉었구나.

춘향석방 (사정이 옥쇄를) 모보경, 이상호

이 내 한 몸 죽어지면 칠십당년 우리 모친 봉양을 뉘랴허며, 다정허신 우리 낭군 옛 언약을 아니 잊고 나를 찾어 외겼다가 이 몸 죽어 없고보면 회행허여 올라가며 날 생각고 우는 설움, 설움이 오직허리. 아이고 이 일을 어쩔꼬?” 이렇듯 자탄허며 삼문간을 당도허니 벌떼같은 군로사령 춘향을 끌어들여, “옥 죄인 춘향 올렸소.” “해칼 허여라.”

춘향모 술상 차리는디 (강진향 교자반으) 모보경, 이상호

춘향모 두말없이 나가더니 잡술 상을 차리는디, [자진모리] 강진향 교자반으 금산화기 유리 접시, 왜전 화전 두합 떡 갖은 편 유란 조란 백옥종자 석청 부어 앞으 들여놓고 어전육전 양전이며 양지도 차돌백이 풀잎같이 얇게 저며 보기 좋게 괴어놓고, 생률 숙률 은행 대추 고산 참배 임실 준시 호도 백잣 곁들이고, 천엽 콩팥 양간육회 전복 해삼 농어회에 겨자 초고추장

한양서 만나자는 춘향이 (건장헌 두패쪼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속 모르면 말 말라니 속이 울 속이오, 말 속이오? 답답허니 말씀 좀 허시오.” “네가 하 물으니 말이지, 사또께서 동부승지 당상하야 내직으로 올라가신단다.” 춘향이 반겨 허며, “아이고, 그럼 댁에는 경사 나겼소 그려. 내 평생 원일러니 이젠 한양 가겄구나. 도련님 너무 좋아 우시오?

춘향의 편지 내용 (백운홍수) 모보경, 이상호

“아니 바쁘게 길 가는 사람 보고 말 물어 볼라고 불렀소? 별 사람 다 봤네. 나 남원 사요.” “남원 살아? 그래 어데를 가지?” “뭣 헐라고 묻소?” “내가 알 일이 있어 묻는다.” “허 참, 내가 바쁜 게 얼른 가르쳐 주리다. 남원 옥중 춘향 편지 갖고 서울 삼청동 이몽룡 씨 찾어갑니다. 알었지라우? 나 가요.”

애부라니 당치 않소 (춘향이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양반 가신 후 너 같은 미색을 그냥 두었을 리 있겠느냐? 응당 애부가 있을테니 관속이냐 건달이냐? 어려이 생각말고 바른대로 말해라.”

난향이 춘향을 달랜다 (적적한 심야간으) 모보경, 이상호

녹음방초 좋은 때에 임을 새로 만나 천만교태 노닐 적에, 구정은 물러가고 신정이 미흡허면 아니 좋을쏘냐? 내 오늘 마침 동헌에 들어가니, 사또께서 공사 없이 홀로 앉어 벼르기를 너를 이제 불러들여 굳이 허락을 아니허면 아주 박살 헌다기에 내 듣기 민망허여 이제 와서 허는 말이니, 마음을 강작허여 나와 같이 들어가자.”

사또님 듣주시오 모보경, 이상호

얼굴이 옥 같은데 마음마저 일색이로다. 네 마음은 기특하나 이도령 어린 아이 본 댁에 올라가 귀가댁에 장가들고 대과급제 허거드면 천리탸향 잠시 장난 네 생각 하겠느냐? 네 또한 고서를 읽었다 하니 사기로 이르리라. 옛날에 예양이는 재초부의 수절이라. 너도 나를 위하여 수절하면 예양과 일반이니 의복 단장 곱게허고 오늘부터 수청 들어라.”

이도령의 심사 (가벼야이) 모보경, 이상호

어찌 안 된단 말이냐?” “춘향모가 불호랭이 보다 더 무서운 늙은인디, 춘향을 내외시킨다고 문밖 출입을 거절허고 집 문전으로 머슴아 하나 얼른거리지 못헙니다.” “얘, 저는 이 고을 기생의 딸이요, 나는 이골 사또 자제로서 저 한번 못 불러 본단 말이냐? 잔말 말고 불러 오너라.”

춘향의 항변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말에 분이 받쳐 불고사생 대답허는디, [중중모리]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열녀불경 이부절을 사또는 어이 모르시오? 사또님 대부인 수절이나 소녀 춘향 수절이나 수절은 일반인디 수절에도 상하가 있소? 사또도 국운이 불행허여 도적이 강성허면 두 임군을 섬기랴오? 마오 마오, 그리 마오, 위력 지사를 그리 마오.”

춘향의 집 (저 건너) 모보경, 이상호

앞의 연당 있고 연당 가의 버들 섰고 들죽 측백 전나무는 휘휘 칭칭 얼크러지고, 벽오동 성근 가지 단장 밖으로 쑥 솟아있고, 동편에는 죽림이요, 서편에는 송정이라. 죽림 송정 두 사이로 아슴푸라히 보이는 것이, 그것이 춘향의 집이로소이다.”

춘향의 울음소리에 (내행차 나오려고) 모보경, 이상호

마두병방 좌우나졸 쌍교를 옹위하야 부운같이 나오는디, 뒤를 바라보니 그때여 이도령은 비룡같은 노새 등으 두렷이 올라 앉어 재상 만난 사람 모냥으로 훌쩍 훌쩍 울며 나오는디, 동림숲을 당도허니 춘향의 울음 소리가 귀에 언뜻 들리거날, “이 얘 방자야, 이 울음이 웬 울음 소리냐?” “도련님 귀도 밝소. 울음은 웬 울음소리가 나요?”

자진 기생점고 (조운모우 양대선이) 모보경, 이상호

수많은 기생을 이대로 부르다가는 이 달 안에 끝 다 못나겠다. 자주자주 불러라.” 호장이 거슬렸어라고 한 장단에 둘씩 셋씩 막 주워 부르것다. “워라 워라 워라. 지금 들어온 기생은 얼굴도 못 봤고, 이름도 잘 못 들었다. 얼굴 알어 볼 만큼 불러라.”

임 그리는 춘향이 (하루가고) 모보경, 이상호

중 더욱 간절헌 게 이배 기별 오기 전으 주련한장 쓰시기를, ‘시련유죽산창하의 불개청음 대아귀’를 붙여두고 보라기어 심상히 알었더니, 이제와서 생각을 허니 이별을 당헐라고 실참으로 쓰셨든거나. 행궁견월상심색으 달만 비쳐도 임의 생각. 춘풍도리 화개야으 꽃만 피어도 임의 생각 야우문령단장성으 비 죽죽 와도 임의 생각.

박석고개를 넘어 (박석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어사또 농부들이 모 심는 구경을 허시고 게서 떠나 남원 부중을 들어갈 제, [진양조] 박석티를 올라서서 좌우산천 둘러보니, 산도 예 보던 산이요 물도 보던 물이다마는, 물이야 흐르는 것이니 물이야 있겠느냐. “광한루야 잘 있느냐. 오작교도 무사헌가. 동림숲을 바라보니 춘향과 나와 둘이 서로 꼭 붙들고 가느니 못 가느니 이별허던 곳이로구나.

여러 기생들의 말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사또 들으시고, “ 년의 본바탕이 모두 독물의 딸년이로구나. 저 년 속히 몰아내라.” 춘향모 등 밀려 나온 후, 교방청 여러 기생들이 춘향이가 죽었단 말을 듣고 들어가는디, [중중모리]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행수 기생이 들어오며, “여보소 이 사람들아, 죽었다네 죽었어.” “죽다니 누가 죽어요?”

집장사령의 거동 ~ 십장가 ~ 집장사령과 구경꾼의 말 (엎졌든) 모보경, 이상호

사또 보시더니, “에, 년 흉악한 년이로구나. 집장사령 분부 모아라. 년의 신획당처가 터지게 각별히 매우 쳐야지 만일 헐장을 허다가는 네가 죽고 남지 못허리라.” “엄령지하의 저만한 년을 무슨 사정 두오리까. 거행을 보옵소서.” [중모리] 집장사령 거동 보아라. 형장 한아름을 담쑥 안어다가 형틀 앞으 좌르르르르르 펼떠리고 형장을 들어서 고르는구나.

부끄러운 춘향이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모보경, 이상호

재삼 부탁허고 도련님은 책방으로 돌아와 자는 듯이 누워있고 춘향이도 들어가 탐탐헌 마음의 이리 둥글 저리 둥글 잠 썩 못 이루더니 늦게야 잠이 들어 한정 없이 자는구나.

네가 날 오기만 기대려라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말고) 모보경, 이상호

수 밖에 도리가 없네” 춘향이 이 말 듣더니 “아이고 어머니 도련님이 오직 답답허고 민망허여 저런 말씀을 허시겄소” [중모리]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 말고 건넌방으로 건너가오. 도련님 내일은 부득불 가신다니 밤새도록 말이나 허고 울음이나 실컷 울고 보낼라요.” 춘향 어모 기가 맥혀 “못허지야, 못허지야. 네 맘대로는 못허지야.

광한루 행차채비 (저 방자 분부 듣고) 모보경, 이상호

사또 자제 도련님 한 분이 계시는디, 연광은 십 육세요 용몽을 얻어 낳은 고로 이름을 꿈몽자 용룡자 몽룡이라 지었것다. 부친 따라 고을에 내려와 책실에서 공부할 제, 때마침 단오일이요 일기 화창하니 방자 불러 남원 경치를 물으시겄다. “이 얘 방자야” “예이” “너희 고을에 볼만한 승지있느냐?”

해돋이 (해소식) 모보경, 이상호

어머님께 말씀허면 성품에 천부당 만부당 거절할 것이니 차라리 적은 혐의에 구애치 말고 장래 큰 뜻을 이루리라 허고 도련님께 답장 써 향단이 주어 보냈것다. 도련님이 답장을 기다리던 차에 향단이를 보더니 벌떡 일어나 편지 받아 떼어 보니 허였으되, “풍류이팔랑은 명월삼오야라.

사또전 춘향모의 말 (춘향 어머니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향자 가진 기생들이 차례로 들어와도 춘향은 종시 없거늘 사또 물으시되, “너의 고을에 춘향이라는 기생이 있다는데 점고에 불참이니 웬일이냐?” 호장이 여짜오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춘향은 본시 기생이 아니오라 양반의 기출로 대비 넣고 물러 나와 여공만 숭상허옵다가, 구관 자제 이몽룡씨와 백년 언약허고 올라가신 후로 수절허고 있나이다.” 사또...

어사또와 춘향모의 상봉 (허허 저 걸인아)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어! 차마 못보겠구나. 내가 선영의 덕으로 어사한 줄 알았더니, 예와 보니 춘향모 정성이 반이나 되겠구나. 저런 형상에 내가 이 모양을 하고 들어갔다가는 저 늙은이 성질에 큰 괴변이 날터이니 잠시 속일 수 밖에 없지.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게 아무도 없느냐?”춘향모 울다 깜짝 놀래어,“향단아! 너그 애기씨가 죽게가 되니 성주 지신이 발...

몽중가 (아무덴 줄 바이몰라)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아무덴 줄 바이 몰라, 좌우로 살필 적으 안에서 단장 소복헌 차환이 쌍등을 돋우 들고 앞길을 인도커날 중계으 다다르니 백옥 현판 우으 황금 대자로 두렷이 새겼으되, 만고 정렬 황능지묘라. 심신이 산란허여 좌우로 살필 적에 당상으 백의헌 두 부인이 옥패를 늦이 들어 좌상으로 청허거날, 춘향도 성경현전과 예기 춘추를 아는 사람이라,“황후의 좌석을...

광한루 풍경 (동편을 가리키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광한루 당도하야 나귀 내려 풀 뜯기고, 도련님은 누각 우에 올라서 사면 경치를 둘러보시더니, “이 얘 방자야, 처음 보는 곳이라 어데가 어데인 줄 모르겠구나. 네가 좀 일러라.” 방자 팔을 들어 역력히 고하는디,[진양조]동편을 가르치며, “저 건너 보이는 산은 지리산 내맥인디 신선 내려 노든데요.” 북편을 가르치며,“교룡 산성이 저기온디 화계...

오리정 이별 (도련님 하릴없이) ~ 술상 채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그때여 내행은 길을 뜨려고 내외가 분주헐 제, 도련님 아니 들어오니 방자 민망허여 춘향 집에 나와 보니 춘향과 도련님이 정신없이 울고 있는지라. 방자 어이없어, “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내행차는 오리정을 지내시고 사또께서는 도련님 찾어 야단나겼소. 어서 가십시다.”[중모리]도련님 하릴없이 방자으게 붙들리어 정신없이 들어가며,“춘향아, 나는...

교명오작선인교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좋다좋다. 호남의 제일루라 하겠다. 이 얘 방자야, 이런 좋은 경치에 술이 없어 무미허구나. 술상 이리 가져오너라.” 방자 술상 갖다놓고 술 부어 올리니 이 삼배 자신 후 취흥이 도도하야 글 한 수를 지었으되 춘향 상봉할 글을 지었것다. [시창] 교명오작선인교요, 누호광한옥경누를. 차문전생수직녀오, 지응금일아견우를.

과거장 (그때여 몽룡씨는) ~ 서리 역졸 분발 (남대문 밖 썩 내달아)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그때여 이몽룡은 춘향을 이별허고 서울로 올라가 글 공부 힘써 헐 제, 때마침 태평과를 보이는지라. 과거를 보러 들어가는디,[자진모리]그때여 몽룡씨는 서책을 품에 품고 장중 들어가 어탑을 바라보니, 홍일산 홍양산 봉미선이 완연허고, 병조판서 봉명기 도총관의 별운검과 승사각신이 늘어서 선상에 훈련대장 후상에 어영대장 유진의 금위대장 총융사 별군직...

어사또가 춘향을 찾아간다 (초경야경) 모보경, 이상호

[진양조]초경 이경 삼사 오경이 지내니 파루 시간이 당허였구나. 파루는 뎅 뎅 치는디 옥루는 잔잔이라, 향단이가 파루 소리를 듣더니만,“마나님 파루 쳤나이다. 애기씨한테 가사이다.”“오냐, 가자. 먹을 시간도 지내가고 갈 시간도 늦었구나.”향단이는 앞을 세고 걸인 사위 뒤를 세워 옥으로 내려갈 제, 밤은 적적 깊었는디 인적은 고요허여 사람 자취가 끊쳤...

임을 찾아서 갈까부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렇듯이 군로 사령들이 서슬이 퍼렇게 나가는디, 그때여 춘향은 사령이 오는지 군로가 오는지 아무런 줄 모르고 외로운 벼개 우에 벽만 안고 홀로 누워 시름 상사 울음을 우는디,[중모리]“갈까부다, 갈까부네. 임을 찾어 갈까부다. 어이허여 못 오신고? 바람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는 해동청 보라매 모두 쉬어 넘는 동설령고개, 임이 왔다허면 나...

사령 맞는 춘향 (그럴줄 내 알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렇듯 설리 울 제, 향단이 급히 뛰어 들어오며,“아이고 애기씨, 사령들이 떠들고 나오면서 애기씨를 부르니 아마도 무슨 야단이 났는개비요.” [단중모리]“그럴 줄 내 알었다. 홈초리나 받으리라.”치자 다래 그린 유문지호사로 머리를 바드득 졸라매고 문밖으로 나오면서 “김번수네 아저씨 박패두네 오라버니, 이번 신연에 가셨다더니 노독이나 없이 다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