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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또와 옥중 춘향의 상봉 (춘향이가 나오는디)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춘향이가 나오는디, 형문 맞은 다리 더덕이져서 촌보헐 길이 전이 없고 큰 칼 목으 칼 몽오리 서서 목 놀릴 길이 전혀 없네. 칼머리를 두 손으로 들어 저만쯤 옮겨 놓고 형문 맞은 다리를 두 손으로 옮겨 놓으며 뭉그적 뭉그적 나오더니, “아이고 어머니, 어찌 왔소?” “오냐, 왔더라.” “오다니, 누가 와요?”

춘향의 울음소리에 (내행차 나오려고) 모보경, 이상호

마두병방 좌우나졸 쌍교를 옹위하야 부운같이 나오는디, 그 뒤를 바라보니 그때여 이도령은 비룡같은 노새 등으 두렷이 올라 앉어 재상 만난 사람 모냥으로 훌쩍 훌쩍 울며 나오는디, 동림숲을 당도허니 춘향의 울음 소리가 귀에 언뜻 들리거날, “이 얘 방자야, 이 울음이 웬 울음 소리냐?” “도련님 귀도 밝소. 울음은 웬 울음소리가 나요?”

어사또와 춘향모의 상봉 (허허 저 걸인아) 모보경, 이상호

춘향 모친이 걸인이란 말을 듣더니 쫓으러 나오는디, [중중모리] “허허 저 걸인아. 눈치없고 재치없고 야마리 빠진 저 걸인. 이 고을서 동냥을 허며 나의 소문을 못 들어. 칠십당년 늙은 년이 무남 독녀 외 딸 하나 옥중에다 넣어두고 명재경각이 되었는디, 동냥은 무슨 동냥. 동냥없네, 어서가소.” 어사또 이른 말, “내가 왔네. 허어, 자네가 나를 몰라?

춘향의 꿈 (책상의 촛불을 돋우켜고)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반겨듣고 조반을 마친 후으 향단이를 앞세우고 화림 중으로 내려갈 제, 그때여 이도령은 누각 우으 배회허다 문득 한 곳을 바라보니, 어떠한 일 미인이 저와 같은 여아이를 앞세우고 나오는디, 달도 같고 별도 같고 어여쁘고 태도 곱고 대장부 간장을 녹일 아이 화림중을 당도터니 백척채승 그네 줄을 휘늘어진 벽도 가지 휘휘 칭칭 감어 매고, 섬섬옥수 번뜻 들어

춘향의 편지 내용 (백운홍수) 모보경, 이상호

남원 옥중 춘향 편지 갖고 서울 삼청동 이몽룡 씨 찾어갑니다. 알었지라우? 나 가요.” “이 얘, 이 얘, 이 얘, 게 있거라. 미안한 말이다만 한 말 더 물어보자.” “또 뭔 말이오? 얼른 말 허시오.” “너 가지고 가는 편지 잠깐 보여줄 수 없겠니?” “뭣이 어쩌니? 편지요?

춘향이 사또전에 불려간다 (행수기생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가 나오는디, 입던 의복 항시 태도 하릴없는 절색이라. 기운없이 나오면서, “여보게 이 사람아, 자네 날과 무슨 혐의 있나? 사람을 부르면 고이 부르지, 화젓가락 웃마디 틀 듯이 뺑 뺑 틀어 부르는가? 들어가자면 들어가지, 내가 들어가면 영 죽는가?”

군로 사령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가 걸렸다.” “옳다, 그 제기 붙고 발기를 헐 년이 양반 서방을 허였다고 우리를 보면 초리로 보고 당혜만 잘잘 끌며 교만이 너무 많더니만 잘 되고 잘되었다. 사나운 강아지 범이 물어가고 물도 가득허면 넘느니라. 니나 내나 일분 사정 두는 놈은 제 어미를 모르리라.”

춘향의 집 (저 건너) 모보경, 이상호

죽림 송정 두 사이로 아슴푸라히 보이는 것이, 그것이 춘향의 집이로소이다.”

춘향의 항변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렇듯 말을 허니 기특타 칭찬허고 그만 내보냈으면 관촌무사 좋을 것을, 생긴 것이 하 묘허니 욕심은 잔뜩 난 데다, 춘향이 거역하므로 을러보면 될 줄 알고 절자를 가지고 을러보는디,“허허 이런 시절보소. 기생의 자식이 수절이라니 뉘 아니 요절할꼬? 대부인께서 들으시면 기절하시겠다. 네만한 년이 자칭 정절, 수절, 성절, 덕절하며 분부 거절키는...

옥중가 (천지삼겨) ~ 일야는 꿈을 비니 모보경, 이상호

형장 맞어 죽은 귀신, 난장 맞어 죽은 귀신, 횡사 직사 오사 급사 죽은 귀신 사면에서 나오는디, 칼 쓰고 수갑헌 놈 머리 헙숙 키 큰 놈과 행주 초마 산발헌 여자 죽어 사귀 혼신, 아이 죽어 동자 혼신, 둘씩 셋씩 짝을 지어 움씰 움씰 웃음치며 훌쩍 훌쩍 울음 울며 으으으으 으으으으 히히 허흐으으 울음을 우니, 춘향이 기맥혀, “네 이 몹쓸 귀신들아, 나를

옥중 상봉 김주리

“아가, 애미가 왔다, 정신채려라.” “밖에 누가 오셨오?” “오냐 애미가 왔다.” “어머니 이 밤중에 웬일이시오?” “오냐, 왔더라 왔어.” “오다니, 누가 와요? 한양서 편지가 왔소? 날 데려가려고 가마가 왔소?” “편지나 가마가 왔으면 오죽이나 좋겄느냐마는, 네가 죽어가면서도 방방허든 한양 이서방인지, 이남방인지, 팔도 거지되어 여기 왔다.” “...

방자의 왼갖 생각 (춘향의 집얼 건너가며) 모보경, 이상호

되고 안 되기는 도련님 연분이옵고, 말 듣고 안 듣기는 춘향의 마음이옵고, 편지 전허고 안 전허기는 소인 놈 생각이오니, 편지 써 주어 보시오.” 도련님이 두 무릎을 단정히 꿇고 앉어 편지를 쓰것다. 방자 보더니, “도련님, 거 편히 앉어 쓰시오.” “네가 모르는 말이다. ‘성심소도에 금석을 가투’라는 문자가 있느니라. 정성 없이 써 되겠느냐?”

춘향모의 항변 (춘향 어머니 나온다) 모보경, 이상호

춘향 모친이 싸움 말리러 나오는디, [중중모리] 춘향 어머니 나온다. 춘향 어머니 나와. 건넌방 춘향모 허던 일 밀쳐놓고 모냥이 없이 나온다. 춘향방 영창 밖에 가만히 선뜻 들어가 귀를 대고 들으니 정녕한 이별이로구나. 춘향어모 기가 맥혀 어간마루 선뜻 올라 두 손뼉 땅땅, “허허 별일났네. 우리 집에 별일 나.”

월매의 통곡 (허허 이게 웬말이냐) 모보경, 이상호

그때여 춘향모는 춘향이가 들어가면 허락헐 줄 알었다가 영영 듣지 않고 매 맞어 죽었단 말을 늦게야 알고 천방지축 들어가는디, [자진 중중모리] “허허, 이게 웬 말이냐? 춘향이가 죽다니.” 엎더지며 자빠지며 천방지축 들오더니. 춘향 앞으로 우루루루루루 달려들어 춘향을 부여안고, “아가 춘향아, 정신 채려라. 에미가 왔다. 아이고 이것 영 죽었네.

여러 기생들의 말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모보경, 이상호

춘향모 등 밀려 나온 후, 교방청 여러 기생들이 춘향이가 죽었단 말을 듣고 들어가는디, [중중모리]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행수 기생이 들어오며, “여보소 이 사람들아, 죽었다네 죽었어.” “죽다니 누가 죽어요?” “춘향이가 매를 맞고 생죽엄을 당허였다네.” “아이고 이제 웬 말이요. 춘향이가 죽다니. 불쌍허고 아까워라.

이 도령의 상사병 (도련님 그 시부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도련님이 춘향을 잘 보더니 춘향의 집도 잘 보것다. “얘, 하고 사는 것도 한다는 사대부댁 같구나.”

사또님 듣주시오 모보경, 이상호

춘향의 먹은 마음 사또님과 다르외다. 올라가신 도련님이 무심허여 안 찾으면 반첩녀 본을 받어 옥창 형영 지키다가, 이 몸이 죽사오면 황능묘를 찾어가서 이비 혼령 모시옵고 반죽지 저문날으 놀아볼까 허옵는디, 재초 수절 허란 말씀 소녀게는 당치않소.”

부끄러운 춘향이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부끄러워 아니 오랴 허니 도련님이 뭉그적 뭉그적 뭉그적 들어가서 한 손은 들어 춘향의 머리를 만지고 또 한 손은 들어 춘향의 애목을 에후리쳐 담쑥 안으니 춘향이 속으로 웃으며, “사또님 아시면 어쩔라고 이러시오?” “오냐, 사또님은 염려마라. 사또님은 내 연치에 나보담도 훨씬 더 허셨단다.”

춘향 끌어내림 (골방의 수천통인) 모보경, 이상호

벌떼 같은 군로사령 우루루루루 달려들어 춘향의 머리채를 상절 시절 연줄 감듯 휘휘 칭칭 감어쥐고 훨씬 너룬 동헌 뜰에 동댕이 쳐, “춘향 잡어 내렸소.”

신바람 난 월매 (어디가야 여기 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춘향 모친은 춘향이가 살어난 줄을 벌써 들어 알었건만, 어제 저녁에 어사또에게 헌 가늠이 있어라고 선뜻 들어가지 못허고 저 삼문 밖에서 어정거릴 제, 춘향이가 어머니 찾는 소리를 듣더니 기고만장으로 들어가는디, [중중모리] “어디 가야, 여기 있다. 도사령아, 큰 문 잡어라. 어사 장모님 행차헌다. 요새도 삼문간이 이리 억세냐?”

이 도령의 달램(도련님이 이 말 듣고)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도련님이 이 말 듣고 말 아래 급히 내려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어 들어가 춘향의 목을 안고, “춘향아, 네가 이것이 웬일이냐? 네가 천연히 집에 앉어 날 더러 잘가라고 말을 허여도 장부 간장이 다 녹는디, 삼도 네거리 쩍 벌어진데서 네가 이 울음이 웬일이냐?” 춘향이 기가 맥혀, “아이고 도련님, 참으로 가시오 그려. 못 허지, 못 가지요.

도련님, 이별 말이 웬말이오_ (분같은 얼굴은)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이 겁이 나서 춘향의 목을 부여안고, “아이고, 이 사람 죽네. 춘향아, 정신채려라, 내가 가면 아주 가는 게 아니다.” 춘향이 그제야 정신이 나서, “여보시오 도련님ㅡ 무엇이 어쩌고 어째요? 이별 말이 웬 말이오, 참말이오, 농담이오? 우리 당초 말을 헐제 이별 허자고 말허였소?

향단과 월매의 위로 (그 자리 버썩) 모보경, 이상호

그때여 춘향모는 아무리 기다려도 춘향이가 아니 돌아오니 동림숲을 찾어나와, “아가 춘향아, 들어가자. 늙은 에미는 생각잖고 어쩌자고 이러느냐? 이 에미를 생각허여 우지 말고 들어가자.” 만단으로 개유허니,

어사또의 형색 (각처로다) 모보경, 이상호

어서 수이 올라가서 삼청동을 찾어가 서방님을 뵈온 후으 춘향의 깊은 설움 세세 원정을 다허리라. 한양 천리를 훨훨 날어 가고지고.”

자진 사랑가 3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가 할 수 없이 도련님을 업고 노는디 부끄러워 서방님 소리는 못허고 ‘방’자는 빼 버리고 ‘서’자만 부르며 놀것다. [중중모리] “둥둥 내서, 둥둥 내서.

방자문안 (소인 방자놈 문안이요) 모보경, 이상호

옥중 아씨를 살려주오.” “오냐, 방자야 우지마라, 우지마라, 우지를 말어라. 이 얘 방자야, 우지마라.” [아니리] “방자야, 우지 말고 어서 내려가거라.” "서방님, 서방님이 이 모양으로 오실 일은 만무헙니다요. 소인에게 쬐께만 가르쳐 주시오."

네가 날 오기만 기대려라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말고) 모보경, 이상호

춘향 어모 건너 간 지후으 춘향이가 울음을 내어. “여보시오 도련님, 진정으로 가실테요? 나를 어쩌고 가시려오? 이제 가면 언제와요? 올 날이나 일러주오. 동방작야 춘풍시어 꽃피거든 오시려오? 높드란 헌 상상봉이 평지가 되거든 오시려오? 마두각 나거든 오시려오? 오두백 허거든 오시려오?

춘향석방 (사정이 옥쇄를) 모보경, 이상호

외로운 꽃 춘향이가 남원옥중 추절이 들어 떨어지게 되었더니, 동헌에 봄이 들어 이화 춘풍이 날 살렸네. 얼씨구나 절씨구, 지화자 좋네. 지화 지화 좋을씨구. 우리 어머니는 어디를 가겨 나 살어난 줄을 모르신고?”

어사또와 춘향모 만남 김주리

올라가신 구관자제 이몽룡씨, 전라 감사나 전라어사로나 양단간으 수이허여 옥중 춘향을 살려 주시오. 내 딸이 죄가 없소. 부모으게는 효녀요, 가장으게 열녀 노릇을 허는디, 효자 충신 열녀부터는 하느님이 아시리다. 향단아! 단상으 물 갈어라. 비는 것도 오날이요, 지성신공도 오늘밖으는 또 있느냐?”

천자뒤풀이 (자시으 생천) 모보경, 이상호

이리 한참 읽더니마는 춘향이가 또 눈에 어리어, “보고지고 보고지고 우리 춘향 보고지고. 추천 허던 그 맵씨를 어서어서 보고지고. 걸음 걷든 그 태도를 어서어서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어사또와 춘향 재회 김주리

외로운 꽃 춘향이가 남원 옥중 추절이 들어 떨어지게가 되었더니, 동헌으 새봄이 들어 이화춘풍이 날 살렸네. 얼씨구나 좋구나. 지화자자 좋구나. 지화자자 좋을씨구. 우리 어머니는 어디를 가시고 이런 경사를 모르신고?” “어디 가야, 여기 있다. 아니 요새도 삼문간이 그리 억세냐, 에이? 사령아, 날 모셔라. 어사 장모 행차허신다. 암행어사 장모 출도여!”

사또전 춘향모의 말 (춘향 어머니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향자 가진 기생들이 차례로 들어와도 춘향은 종시 없거늘 사또 물으시되, “너의 고을에 춘향이라는 기생이 있다는데 점고에 불참이니 웬일이냐?” 호장이 여짜오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춘향은 본시 기생이 아니오라 양반의 기출로 대비 넣고 물러 나와 여공만 숭상허옵다가, 구관 자제 이몽룡씨와 백년 언약허고 올라가신 후로 수절허고 있나이다.” 사또...

광한루 행차채비 (저 방자 분부 듣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숙종대왕 즉위 초에 서울 삼청동 사는 이씨 양반 한 분이 계시는디 명문거족이요, 세대 잠영지족이요, 국가의 충신지 후예라. 돈령 참봉 출륙시켜 과천 현감 임실 군수 두어 도목 지낸 후 남원부사로 제수하시니, 도임한 지 이삼삭에 선치하사 거리 거리 선정비요, 곳곳마다 칭송이었다.그 사또 자제 도련님 한 분이 계시는디, 연광은 십 육세요 용몽을 ...

몽중가 (아무덴 줄 바이몰라)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아무덴 줄 바이 몰라, 좌우로 살필 적으 안에서 단장 소복헌 차환이 쌍등을 돋우 들고 앞길을 인도커날 중계으 다다르니 백옥 현판 우으 황금 대자로 두렷이 새겼으되, 만고 정렬 황능지묘라. 심신이 산란허여 좌우로 살필 적에 당상으 백의헌 두 부인이 옥패를 늦이 들어 좌상으로 청허거날, 춘향도 성경현전과 예기 춘추를 아는 사람이라,“황후의 좌석을...

광한루 풍경 (동편을 가리키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광한루 당도하야 나귀 내려 풀 뜯기고, 도련님은 누각 우에 올라서 사면 경치를 둘러보시더니, “이 얘 방자야, 처음 보는 곳이라 어데가 어데인 줄 모르겠구나. 네가 좀 일러라.” 방자 팔을 들어 역력히 고하는디,[진양조]동편을 가르치며, “저 건너 보이는 산은 지리산 내맥인디 신선 내려 노든데요.” 북편을 가르치며,“교룡 산성이 저기온디 화계...

난향이 춘향을 달랜다 (적적한 심야간으)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이는 이리 앉어 울음을 울제, 그때여 사또는 춘향을 옥에 가두어두고 아무리 달래어도 듣지 않고 고집을 허니 교방청 기생들을 불러놓고, “너희 중에 춘향을 달래어 수청 들게 하는 자 있으면 기안에 이름을 빼어 줄 것이고 수 천냥 상덕을 주마.”허시니, 기생 중 난향이 여짜오되, “소녀와 춘향은 연령이 동갑이요, 죽마고우로 정이 매우 깊사오니...

월매의 실망 (춘향 모친 기가맥혀)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춘향 모친 기가 맥혀. 떴다 절컥 떨어져 밖으로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어 나가 정화수 그릇을 들어쳐 매어 와닥딱 와그르르르르 탕 탕 부딪치며,“죽었구나. 죽었구나. 내 딸 춘향이 영 죽었네. 칠십당년 늙은 년이 당산철륭으 엎드려서 우리 사위 잘 되라고 밤이나 낮이나 하나님 전 축수를 허였더니, 저 지경이 웬일이여? 노천이 망령 들어 살펴 주실 줄...

오리정 이별 (도련님 하릴없이) ~ 술상 채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그때여 내행은 길을 뜨려고 내외가 분주헐 제, 도련님 아니 들어오니 방자 민망허여 춘향 집에 나와 보니 춘향과 도련님이 정신없이 울고 있는지라. 방자 어이없어, “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내행차는 오리정을 지내시고 사또께서는 도련님 찾어 야단나겼소. 어서 가십시다.”[중모리]도련님 하릴없이 방자으게 붙들리어 정신없이 들어가며,“춘향아, 나는...

향단의 변명 (하나는 남중문장재사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네 요년, 말히라. 바른대로 허면 이어니와 만일 둔사허는 날은 죽고 남지 못 허리라. 간밤에 애기씨가 무슨 일이 있었지? 너는 모를리 없을테니 바른대로 말해라.”이렇듯 호통허니 향단이 겁을 내어, “마나님 진정허시고 제 말씀을 들어뵈겨요. 간밤에 애기씨와 제가 바느질을 허는디 책방도련님이 나와겨서 애기씨와 말씀허시기에 저는 제 방으로 왔사오...

교명오작선인교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좋다좋다. 호남의 제일루라 하겠다. 이 얘 방자야, 이런 좋은 경치에 술이 없어 무미허구나. 술상 이리 가져오너라.” 방자 술상 갖다놓고 술 부어 올리니 이 삼배 자신 후 취흥이 도도하야 글 한 수를 지었으되 춘향 상봉할 글을 지었것다. [시창] 교명오작선인교요, 누호광한옥경누를. 차문전생수직녀오, 지응금일아견우를.

과거장 (그때여 몽룡씨는) ~ 서리 역졸 분발 (남대문 밖 썩 내달아)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그때여 이몽룡은 춘향을 이별허고 서울로 올라가 글 공부 힘써 헐 제, 때마침 태평과를 보이는지라. 과거를 보러 들어가는디,[자진모리]그때여 몽룡씨는 서책을 품에 품고 장중 들어가 어탑을 바라보니, 홍일산 홍양산 봉미선이 완연허고, 병조판서 봉명기 도총관의 별운검과 승사각신이 늘어서 선상에 훈련대장 후상에 어영대장 유진의 금위대장 총융사 별군직...

어사또가 춘향을 찾아간다 (초경야경) 모보경, 이상호

[진양조]초경 이경 삼사 오경이 지내니 파루 시간이 당허였구나. 파루는 뎅 뎅 치는디 옥루는 잔잔이라, 향단이가 파루 소리를 듣더니만,“마나님 파루 쳤나이다. 애기씨한테 가사이다.”“오냐, 가자. 먹을 시간도 지내가고 갈 시간도 늦었구나.”향단이는 앞을 세고 걸인 사위 뒤를 세워 옥으로 내려갈 제, 밤은 적적 깊었는디 인적은 고요허여 사람 자취가 끊쳤...

임을 찾아서 갈까부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렇듯이 군로 사령들이 서슬이 퍼렇게 나가는디, 그때여 춘향은 사령이 오는지 군로가 오는지 아무런 줄 모르고 외로운 벼개 우에 벽만 안고 홀로 누워 시름 상사 울음을 우는디,[중모리]“갈까부다, 갈까부네. 임을 찾어 갈까부다. 어이허여 못 오신고? 바람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는 해동청 보라매 모두 쉬어 넘는 동설령고개, 임이 왔다허면 나...

월매의 한탄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모 들어보니 일이 그럴듯도 허여,“이 년아 듣기 싫다. 애기씬가 뭣인가나 깨 오니라. 어찌된 사연이나 들어보자.”향단이가 들어가 춘향을 깨워 마나님께 탄로된 말을 다 허니 춘향이 겁을 내어 저의 모친 앞에 와 벌벌 떨고 서있을 제,[진양조]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설움이 복받치어 춘향이를 물그러미 바라보더니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

사령 맞는 춘향 (그럴줄 내 알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렇듯 설리 울 제, 향단이 급히 뛰어 들어오며,“아이고 애기씨, 사령들이 떠들고 나오면서 애기씨를 부르니 아마도 무슨 야단이 났는개비요.” [단중모리]“그럴 줄 내 알었다. 홈초리나 받으리라.”치자 다래 그린 유문지호사로 머리를 바드득 졸라매고 문밖으로 나오면서 “김번수네 아저씨 박패두네 오라버니, 이번 신연에 가셨다더니 노독이나 없이 다녀...

춘향모 술상 차리는디 (강진향 교자반으)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모 울다가 춘향과 향단이 우는 것을 보더니 손수 탕 치고 허는 말이,“워라 워라 워라, 시끄럽다. 울어도 소용없고 한탄해도 쓸 데 없고 소 흥정이라고 물릴 수도 없고 다른 사람 같잖애 이 골 사또 자제라 허니 좋기사 좋다. 도련님이 나도 모르게 와겨서 오직 시장허셨겄냐. 오늘 밤에 일찍 오시라고 네 기별로 왕복히라. 향단아 애기씨가 간밤에...

이도령의 작별인사 (도련님 하릴없이 방자으게 붙들리어) ~ 달만큼 보이다가 (저 방자 미워라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방자 보다 답답허여,“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점잖허신 도련님이 이별을 허실라면, ‘춘향아 잘 있거라’, ‘도련님 잘 가시오’ 아 그 단 두 마디만 히도 그 속이 천지 우랑의 장마 물속인디 이게 벌써 며칠이요. 바로 명춘에 가신다 히도 떠나실 때는 항상 이러실테니 인자 그만 가십시다. 향단아! 너그 애기씨 조깨 붙들어라.”[중모리]도련님 ...

긴 사랑가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도련님 앞에 놓고,“졸지에 채리느라고 잡술 것은 없사오나 이 술이 경사 술이오니 우리 한 잔씩 먹읍시다.”“주주객반이라 허였으니 장모가 먼저 들게”이 삼배씩 자신 후 어간 있는 춘향모라 자리보전허여 놓고 건넌방으로 건너갔것다. 도련님과 춘향은 월태화용 그림같이 마주 앉어 쌍긋쌍긋 웃어가며, 하룻밤을 지냈으니 허물도 적어지고 춘향모도 아는지라 ...

이도령의 심사 (가벼야이)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 얘, 방자야.” 방자 눈치 빠른 놈이라 도련님이 춘향 보고 벌써 넋 나간 줄 알었지. “예.”“저 건너 화림 중의 울긋불긋 오락가락 하는 것이 사람이냐, 신선이냐?”“그런 것이 아니오라 이 고을 퇴기 월매 딸이온디, 제 본심 도고허여 기생 구실 마다허고 대비 넣고 물러나와 백화 춘엽에 글귀나 생각허고 침선녀공과 음률을 정통하와, 이 골서...

생신잔치 준비 (이튿날 평명후으) ~ 동헌풍경(본관사또주인이라) ~ 어사또의봉변(고인불러삼현치고) ~ 운봉이 안다(운봉이 무변으)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아, 내가 너더러 할 말이 있다마는.”춘향모 이 말 듣더니, “자네 누구땜시 말 못 허는가? 나 있다고 말 못 허는가?”“향단아, 마나님 모시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거라.”“서방님, 마나님 허신 말씀 곡해 마시고 집으로 가사이다.”“그런 게 아니다. 나는 볼 일이 있어 같이 못 가니 내일 아침이나 잘 지어 놓아라.”춘향모와 향단이는 울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