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니 한없이 길던 길은 끝났고
또 보이는 저 먼 길을 볼 때
한참 막막해져 발걸음을 뗄 수 없었고
그저 주저앉아 멍하니 바라보니
내가 걸어왔던 길들에 난 너무 지쳐서
울먹거리며 고개를 돌릴 때
한참을 또 걷다 마주한 길에
한참 참아온 울음이 터졌고
울다 지쳐 잠이 들었었던 나의 꿈에는
내가 그리던 내 모습과 난 마주했고
눈이 시리도록 그리던 내 모습에 비친
나의 모습에 주저앉아 있다
돌아간다 내가 그리던 나의 그때로
너무 아득하게 멀어져서 잘은 몰라도
돌아본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왔던 건지
그때에 내가 그렸던 나의 모습에
지금에 나는 어디쯤 온 건지
울먹이며 꿈속에 나를 다그쳤었고
또 다른 나는 입술을 깨문 채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울었고
도 멍하니 마주 서서 한참을 울었고
잠에서 깨어 눈물이 고인
귓가에 남은 괜찮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돌아보니 지난 나의 발자국
들은 깊게 파인 것도
아닌 것도 같아 보였고
지나보니 지난 언덕들도 높지는 않았고
그렇게 넘어져 울었던 지난 길도
그저 멍하니 바라본다 이 길 끝에
내가 그린 내 모습이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