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작은 꽃잎들이 흔들린다
긴 가로등 하나가
아직도 꺼지지 않는다
잠들지 못하는 거리 위에
작은 내 꿈은 왜
사이에서만 피는지
흔들리기만 하자
작은 바람에도
놀라지 않는 꽃처럼
어떤 먼지도 묻지 않는
향기를 피우자
바람이 분다 발이
막차처럼 덜컹 인다
어두워진 골목은
어깨에 맨 끈처럼 좁다
불 꺼진 숨들이 잦아들고
깊어진 창으로
하나 둘 별이 박히면
흔들리기만 하자
하얀 달빛에도
녹슬지 않는 잎으로
넘어지지 않는 새를
품은 가로수들처럼
내 손을 살며시
놓고 빠져나간
허물어져 버린
희망들의 그늘을 쓰다듬네
흔들리기만 하자
작은 바람에도
놀라지 않는 꽃처럼
어떤 먼지도 묻지 않는
향기를 피우자
흔들리기만 하자
하얀 달빛에도
녹슬지 않는 잎으로
넘어지지 않는 새를
품은 가로수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