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말들이 갈피를 잘 못 잡아. 술에 취한듯이
헛소리만 늘어놔 결론을 내긴 싫은 눈치.
어쩌면 불안한 걸지도. 검은색 가위표가
사진에 겹치고 뭐가 얼룩인지 구별 안 가는
번져버린 삶은 험하게 열등감을 자극해
오늘도 자욱해져버린
밤공기가 숨을 돌릴만한 자유
배개, 침대, 옷장에 독기가 지독하게 차서
쇳소리 섞이는 숨 명치 안엔 염증이 터질 듯
손은 떨어 먼 길 떠날 날 받아 놓은 병실인 듯이
값 제대로 하긴 모자라지만 현실은
독 오를대로 올라 인질로 잡아 부모님을.
가만 앉아 욕 밖에 할 게 없는 병든
가축은 입마저 닫아 수틀리면 살처분
당할까봐 메스꺼움이 담배 탓인 척해
피곤하게 한 놈이 사실 더 역한건데.
저기 잉크 얼룩 what do you see from that?
내 눈엔 검은 가위. 혹시 보여 다른 게?
먹칠한 사진. what do you see from that?
내 목에 올가미. 혹시 보여 다른 게?
저기 잉크 얼룩 what do you see from that?
내 눈엔 검은 가위. 혹시 보여 다른 게?
먹칠한 사진. what do you see from that?
흠집난 안경, 닦을수록 벗겨지는 렌즈
째려 봐도 화질이 높아질 리 없기에 난
눈을 마주보는 법을 버려놔 방바닥에다
그나마 사람답게 만드는 것들은 까다롭게만
느껴져. 하나 둘 벗어던져 놔
뭐 어쩔거야 어차피 볼 사람도 없어. 방엔
나와 내가 뜯어놓은 허물만
널부러져 있어. 가끔은 말도 걸어
"야 씨발 번져버린 삶은 수묵화 스타일
걸레짝은 걸작과 한글자 차이. 따라 잡을만해 간격
눈 딱 감고 끝까지 가면 난장판, 얼룩마저 낭만적.
될놈의 sign이야 저 가위표.
난 똑똑히 봤어 잉크 속의 나비"
파편을 붙잡아다가 설득 따위나 하지
크게 소리질러도 봤지만 들은 체 만 체
조용히 욕지거리하며 물었네 담배
저기 잉크 얼룩 what do you see from that?
내 눈엔 검은 가위. 혹시 보여 다른 게?
먹칠한 사진. what do you see from that?
내 목에 올가미. 혹시 보여 다른 게?
저기 잉크 얼룩 what do you see from that?
내 눈엔 검은 가위. 혹시 보여 다른 게?
먹칠한 사진. what do you see from that?
"눈물은 항상 사연 따라가지만 내 눈보다
슬픈 눈 없어 네 가슴팍은 내 손가락보다
아플 리 없다"던 오만함은 거울까지
깨버렸고 틈새에서 스멀대는 담배연기
시야를 가렸다고 치긴 담배를 문 건 나라서
사진에 검은 줄을 걸고 있던거지 알아서
얼룩은 올가미, 가끔 입을 벌린 검은 가위.
숨통 서늘한 기분은 변할 리 없는 거 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