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이 나가 조절 못해
그리고 나니 전부 공백으로 보여 넘 까매서 다시
(지워낼 자신 없어)
뒤돌아보니 어디에 서 있지?
내 모든 주변 시야는 거의 빛바래진 채 사라져 갔지
(바로 볼 자신 없어)
별로 변한 건 없지, 여전히 어제와 같은 곳에서 일어나
거울로 모난 걸 찾지, 뻔한 표현뿐이라도 이번만
모른 척 해줘 너만 이라도
저물어 가게 놔두지 말아줘
그대로 있어도 괜찮다는 유치한 말이나 하잔게 아냐 의미 따져 갈 땐 지났지
그게 필요할 때도 있지만 범람한 겁, 강박에 휩쓸려 간 피난지
에서 전혀 떠날 생각이 없는 듯이 버텼지
(도망쳐서 얻는 건)
거짓된 안락에 취해 버려져
(알면서도 몇 번 더)
정의란 듯 포장하며 모순들을 말해도
무시하고 무시받는 개 버릇들 못 떼도
피해망상에 누굴 죽이고 싶어 한대도
과거에 갇혀 알면서 딴 곳에서 원인 찾는데도
의미 없는 혐오로 스스로 안을 파괴해도
완벽을 좇다 포기한 채 비겁하게 아래로
더 숨어들어 가도 결국 한 걸음 뗐어.
그러니 지난 것들은 조금만
모른 척 해줘 너만 이라도
저물어 가게 놔두지 말아줘
모른 척 해줘 너만 이라도
저물어 가게 놔두지 말아줘
보폭을 넓혀야 하지만 널 죽이진 마
완벽은 설득 안 돼 수긍하기 싫지만
뭔가를 바라지마 나도 보통이니까
같이 걸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