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줘 떠나가줘
난 네게 병균일 뿐이야
닥쳐 사랑한단 말조차 커다란 실수
모르는 척 피하는 게 좋을 거야
깝치지 마 나도 노력했어
평범하고 싶었는데
뭔가 잘못된 건지
태어나지 말아야 했는지
나 혼자 처박혀야만 편안해져
산다는 게 나에게는 너무 빠른 꿈이어서
몰입해야만 겨우 잡을 수 있는
고독하게 내 마음 안에
갇혀야만 날아오를 수 있는
많이 다친 것들은 날 알아주겠지
아스라이 멀어지는 나의 그대 서러워도
그 슬픔들이 되레 열매가 되어
더욱 커져가는 영혼
예상치 못했던 이겨냄이 벅차
나에게 취해 또 두 눈을 감아
어둠 속의 순례자처럼
까맣게 뒤덮인 외길에서만
불타오르는 나만의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