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좋아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아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 옥황상제님도 가만히 지켜만 보았지. 하지만 두 사람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놀기만 할 뿐이었어. 이를 지켜보던 옥황상제님은 불호령을 내렸어.
“한 번만 더 할 일을 게을리 하면 벌을 내리겠다.”
철탁철탁, 직녀는 아주 빠르게 베를 짰어. 이랴이랴, 견우도 아주 빠르게 논을 갈았지. 두 사람은 빨리 일을 마치고 놀고 싶은 마음에 설렁설렁, 대충대충 일을 했단다. 직녀의 베는 삐뚤빼뚤하고 예전처럼 곱지가 않았어. 견우의 논밭도 울퉁불퉁 돌투성이라 더 이상 곡식이 자라지 않았지.
옥황상제님은 두 사람의 태도를 보고 엄청나게 화가 났어.
“자기가 할 일을 소홀히 하지 말라 했거늘.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구나!”
결국 견우와 직녀에게 큰 벌을 내리기로 했단다.
“견우는 은하수 동쪽으로 직녀는 은하수 서쪽으로 가서 살 거라!”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겠습니다.”
“옥황상제님, 제발 저희를 떨어뜨리지 말아주세요.”
“몇 번의 기회를 주었거늘. 더 이상 속지 않겠다. 허나 너희가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니 일 년에 단 하루 칠월 칠 일 날, 은하수 강가에서 만나는 것만 허락하겠다.”
“일 년에 단 하루라니요!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흑흑흑.”
견우와 직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헤어졌어.
“견우님, 칠월 칠 일을 잊으면 안돼요. 흑흑흑.”
“건강하게 잘 지내시오. 다시 만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겠소!”
"견우님~"
직녀는 밤낮으로 베를 짰어.
“철탁철탁 촤르르륵, 촤르륵 척!”
“이래야, 조금이라도 견우님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어.”
“아이고, 또 직녀가 베틀을 돌리나보네. 한밤중에도 돌리니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있나.”
사람들은 밤에도 베틀을 돌리는 직녀 때문에 매일 밤 뒤척뒤척 잠을 설쳤어.
견우도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논밭을 갈았어.
“삐리리리 삐리리리.”
하지만 밤에는 직녀를 생각하며 구슬프게 피리를 불었지.
“자네, 어제 잘 잤나?”
“아이고, 자네 어제 견우가 피리 부는 거 못 들었나? 그 소리만 들으면 슬픈 꿈을 꾼다니까.”
사람들은 견우의 피리 소리 때문에 매일 밤 슬픈 꿈을 꾸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