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뒤 나 돌아가리
멀리 보이는 네온 불빛
하나 둘씩 숨죽이다
지독한 몇몇만이 깜빡일 때
한 번도 주인인 적 없었던
그대들 두고 나 그만
돌아가리 돌아가리 음
미안해 마라 슬퍼 마라
져 버린 꽃 다시 피게
멈춘 시간을 살리는 것뿐 랑데부
그렇게 나 돌아가면
창백한 호흡 가다듬고
산그늘을 보듬어 줘
비열한 웃음들도 어루만져
언젠가 심연의 하늘에서
소금 꽃이 알알이 쏟아지도록
조금 뒤 나 돌아가리
도시 전체가 잠들어도
내 심장은 아직 뛰고
이렇게 갈 길 잃은 박동 소리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었던
그대들 두고 나 이제
돌아가리 돌아가리 음
미안해 마라 울지 마라
떨어진 잎 다시 나게
저문 날들을 깨우는 것은 소금꽃
그렇게 나 돌아가면
허망한 웃음 거두고서
메아리를 보듬어 줘
부패한 침묵들도 어루만져
언젠가 차가운 이곳에도
소금 꽃이 소복이 피어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