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김민기


연이 선생님께서 귤을 한봉지 사셨다. 새하얀 옷을 입은 간호원 언니가
우리를 병실까지 데려다 주었다. 탄이아버지는 온몸을 붕대로 감고 다리는 공중에
매달아 놓으셨다. 텔레비젼에 나오는 괴물같았다.
순이가 병원냄새가 싫은지 얼굴을 찡그렸다. 탄이어머니께서 귤을 하나씩 주셨다.
우리는 복도로 나와서 귤을 먹었다. 탄이는 귤도 안먹고 다른데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 때 안에서 큰소리가 들여왔다.
탄이아버지 아 글쎄 중학교 얘기는 집어치워! 빌어 먹었으면 빌어 먹었지
내 다시는 이놈의 탄광일 안해! 아이고 쑤셔, 내다리 내다리-
탄이 에이 씨!

연이, 순이 중학교도 못가는 탄이 말썽꾸러기 우리반 탄이아버지는
병원에 누우셨고 엄마 혼자서 어떡하나

연이 탄아..., 중학교 가면 흑염소 팔아서 자전거 살거라고 좋아했는 데... 탄아...

모두다 힘을 내 탄아 무슨수가 생기겠지 늘 우리가 옆에 있어줄께 기운내 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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