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만났지.
허망한 내 여름의 유일한 탈출구처럼 느껴졌던 너,
느껴졌던 너.
낯선 도시의 강변을 따라서 내게로 걸어오는
아름다운 그 모습에 난 놀랐네.
변해버린 도시에
함께 거닐던 네 발소리가 울리는 것 같아.
스쳐가는 빌딩들, 그 거리에서 난 생각했지, 널
지우네, 지워버리네.
처음부터 내 곁에 없던 것처럼.
지우네, 지워버리네
아무 희망도 없는 것처럼.
이제야 알 것 같아.
내가 없이도 너는 언제나 상관없다는 걸.
친군 내게 말했지, 그때의 내 모습 달랐다고,
달랐다고.
지우네, 지워버리네.
처음부터 내 곁에 없던 것처럼.
지우네, 지워버리네.
아무 희망도 없는 것처럼.
*
나의 도시여 잠든 그대여
그대의 이름 영원 속으로
젊음은 가고 우리의 사랑
뜨거운 여름 영원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