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열사 (英雄烈士)와 절대가인이 삼겨날 제
강산정기 (江山精氣)를 타고 나는디
군산만학부형문 (群山萬壑赴荊門)에
왕소군 (王昭君)이 삼겨나고
금강활 아미수 (錦江滑 峨嵋秀)에
설도문군 탄생 (薛濤文君 誕生)이라
우리나라 호남 좌도 남원부는
동으로 지리산 서으로 적성강 (赤城江)
산수정기 어리어서 춘향이가 삼겼겄다
숙종대왕 즉위초 (卽位初)에
서울 삼청동 사는 이한림이 계시되
세대명문지족 (世代名門之族)이오
국가충신지후예 (國家忠臣之後裔)라
상감께서 충의록 (忠義錄)을 보시고
이 생원을 돈령 (敦寧) 참봉 출육시켜
과천현감 (果川縣監) 두어도목 지낸 후에
남원부사로 제수 (除授)허시니
도임 (到任)한지 수삭 (數朔)만에 백성에게 선치하사
거리 거리 선정비요 곳 곳 마다 칭송가 (稱頌歌)라
그 사또 자제 한 분을 만득 (晩得)으로 두었으되
용몽 (龍夢)을 얻어 낳은 고로
이름을 꿈 몽 (夢)자 용 용 (龍)자 몽룡이라 지었겄다
부친 따라 골에 와서 책실 (冊室)에서 공부할 제
때 마침 오월 단오절이라 남원 산세 구경차로
방자를 불러 물어시겄다
"얘 방자야""예이~ ""너의 고을에
볼 만한 승지강산 (勝地江山)이 어디 어디 있느냐?"
"공부허시는 도련님이 승지는 찾어 무엇 하실라오?"
"네가 모르는 말이로다
천하 제일 명승지 도처 (到處)마다 글귀로다
내 이를테니 들어보아라
기산영수별건곤 (箕山潁水別乾坤)
소부 허유 (巢父 許由) 놀고
적벽강추야월 (赤壁江秋夜月)에
소자첨 (蘇子瞻)도 놀고
채석강명월야 (采石江明月夜)의
이적선 (李敵仙)이도 놀았고
등왕각 (藤王閣) 봉황대 문장명필 (文章名筆)의 자취라
내 또한 호협사 (豪俠士)로
동원도리편시춘 (東園桃梨 片時春)
낸들 어이 허송 (虛送)할거나 잔말 말고 일러라"